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지역 감정 조장을 위한 행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3일 황교안 대표가 3일 오전 광주송정역광장에서 '문재인 STOP! 광주시민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퇴장하는 모습. 당시 행사 직후 지역 5·18 단체 등 시민단체는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촉구하며 황 대표 길을 막았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지역 감정 조장을 위한 행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3일 황교안 대표가 광주송정역광장에서 '문재인 STOP! 광주시민 심판합니다' 행사를 마친 뒤 퇴장하는 모습. 당시 행사 직후 지역 5·18 단체 등 시민단체는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촉구하며 황 대표 길을 막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 한 번 광주를 찾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광주 여론은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에 우호적이지 않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운동 폄하 발언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쳤고, 5‧18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을 지연시키고 있는 게 광주 여론을 들끓게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황 대표는 지난 3일 광주에서 일부 시민들의 항의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장외투쟁 차 광주송정역을 찾은 황 대표는 일부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집회를 힘들게 마쳤다. 이후 다시 역사로 이동하다 물벼락을 맞았다. 이유는 5‧18운동 폄하 발언한 의원들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논란 때문이었다.

이를 고려할 때 황 대표가 입장 변화 없이 5‧18기념식에 참석할 경우,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가 광주에서 또 거센 항의를 받게 되면 한국당 지지 세력의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역감정을 악랄하게 활용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유세 차 광주를 찾았고, 시민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나타나자 나무와 막대기 등을 던졌다. 노 전 대통령이 5‧18 당시 시민 학살 주범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광주를 방문한 게 화근이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대구에서 광주 유세 당시 폭력성에 대해 언급하며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2일, 노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며 황 대표의 5‧18기념식 참석에 대해 “지역감정을 조장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 토크콘서트 도중 황 대표를 언급하며 “황 대표가 광주에 오려는 것은 얻어맞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황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에 대해 유시민 이사장과 동일한 평가를 했다. 그는 지난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황 대표가 5‧18 폄하 발언 의원들에 대해) 징계도 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고 광주에 내려가겠다는 것은 결국 물병을 맞으러 가는 것”이라며 “(결국) 핍박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광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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