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내놓으며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 대한방직 홈페이지 갈무리
원사 생산업체 대한방직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내놓으며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 대한방직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횡령 혐의로 재판장에 섰던 설범 회장이 무혐의 판결을 받으며 한시름 놓게 된 대한방직의 시름이 계속되고 있다. 섬유산업의 침체와 원가 부담 등으로 인해 사세가 크게 기울고 있어서다.

◇ 원감 부담에 허리 휘는 방직 명가

대한방직에 켜진 적색 신호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인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는 대한방직의 올해 전망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 폭이 증액되면서 실적난이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대한방직의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매출은 3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일 분기 대비 23% 감소한 금액이다. 영업손실도 늘었다. 지난해 1분기 때보다 마이너스 10억이 늘어난 25억원의 영업적자를 남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1분기 실적이 악화된 원인을 두고 대한방직 측은 두 가지 측면을 강조했다. 우선 국내외 섬유산업의 지속적 침체로 인해 재주문(Repeat 오더)이 감소해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전주공장 조업 중단에 따른 퇴직금 등 일시적 비용이 발생한 탓도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대한방직 전주공장에선 원면 및 폴리에스테르 등 단섬유를 원료로 방적사를 제조한다.

3년 연속 적자 흐름을 끊기 위해서는 남은 3개 분기에 실적 개선을 이뤄야 하지만 대내외 경영 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원재료인 원면(Raw Cotton)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 등에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면 가격은 2016년 lb(파운드) 당 74.22센트에서 지난해 84.4센트까지 뛰었다.

이로 인해 2016년 93% 수준이던 대한방직의 매출원가율은 이듬해 4%p 상승한 뒤 지난해 2%p 재차 올라 99%를 기록했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출길이 좁아지고 있는 것도 우환거리다. 대한방직의 최근 3년간 수출실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 1,400억원에 가까웠던 수출액은 1년 뒤 1,170억원으로 축소된 뒤 지난해에는 1,168억원으로 소폭 내려앉았다. 반면 경쟁업체인 일신방직과 디아이동일(동일방직)은 지난해 수출실적이 전년비 각각 2.6%, 1.3%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이 나빠지면서 사세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2002년 무렵 1,000명이 넘던 대한방직의 직원 규모는 차차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2017년 465명까지 줄어들었다. 15년이라는 기간 동안 절반 이상 증발한 직원 수는 올해 1분기 437명으로 추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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