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6 21:24 (수)
[하도겸의 문예노트] 안정윤 학예사가 전하는 ‘Made in incheon 메이드 인 인천’
[하도겸의 문예노트] 안정윤 학예사가 전하는 ‘Made in incheon 메이드 인 인천’
  • 시사위크
  • 승인 2019.05.17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도겸 칼럼니스트
하도겸 칼럼니스트

국립민속박물관은 ‘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하여 인천광역시와 공동으로 <메이드Made 인人 인천> 특별전을 마련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가 인천 지역의 민속문화 발굴과 보존을 위해 2017년부터 진행한 ‘인천공단과 노동자의 생활문화’ 학술조사를 토대로 인천 지역의 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인천은 늘 ‘최초’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지역으로, 선사시대 이래 유구한 역사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개항 이후에는 신문물과 외국인이 유입되는 관문으로서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며, 산업화 시기에는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땅이기도 했다. 또한 그 역사적 경험은 다른 지역으로 영향을 미쳐 한국사회의 발전과정에서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는 인천의 개항 이후를 중심으로 하여 현대 산업화시기에 이르기까지 인천의 변화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준다. 전시의 구성은 ‘1부 개항과 산업화’와 ‘2부 공단과 노동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특별전은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인 인천 공단 노동자의 삶을 담았다. 제목인 메이드인 인천은 주요 수출 물품(‘made in korea’)을 만들어 낸 인천의 노동자를 상징하는 말이다. 확장성과 세계성은 영어 made, 전통성과 역사성은 한자 人, 고유성과 현대성은 인천이라는 한글로 표현했다. 

​(좌측)사진은 왼쪽으로부터 귀한 명절선물인 설탕을 가공했던 대한제당의 이광열,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했던 코리아스파이서의 박남수, 피아노 조각장식에 영혼을 담은 삼익악기의 김선판, 연구조사와 전시기획을 맡은 안정윤 학예연구사, 가난해도 열심히 일을 하면 부자가 되는 줄 알았던 동일방직의 이총각, 에필로그의 설치예술 패널 ‘바닷바람에 걸린 작업복’을 만든 성효숙 작가, 이광열씨 부인인 조용희이다. (우측)‘메이드Made 인人 인천’ 특별전 포스터 / 하도겸 제공​
​(좌측)사진은 왼쪽으로부터 귀한 명절선물인 설탕을 가공했던 대한제당의 이광열,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했던 코리아스파이서의 박남수, 피아노 조각장식에 영혼을 담은 삼익악기의 김선판, 연구조사와 전시기획을 맡은 안정윤 학예연구사, 가난해도 열심히 일을 하면 부자가 되는 줄 알았던 동일방직의 이총각, 에필로그의 설치예술 패널 ‘바닷바람에 걸린 작업복’을 만든 성효숙 작가, 이광열씨 부인인 조용희이다. (우측)‘메이드Made 인人 인천’ 특별전 포스터 / 하도겸 제공​

조사연구와 전시기획을 맡은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 안정윤 학예연구사는 다음과 같은 소회를 전한다. 

“2017년 인천 공단에 대한 도시민속조사를 하면서부터 조사 내내 마음이 아파서 한동안 우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산업화시대의 주역이었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조차 자신의 삶을 자랑스럽게 내놓지 못했던...... 인천 공단의 주역이었던 노동자들의 삶은 현재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저는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받은 학생처럼 힘들었습니다. 2019년 전시에서 22명 노동자들의 삶을 감히 다 담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다 담을 수 있을까요? 이제 감히 말하고자 합니다. '인천공단'은 대한민국에서 참으로 의미있는 곳이고 '노동자'들은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요. 이제 저는 그 숙제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전시를 위해 2017년 인천 공단에 현지조사를 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인천 공단 노동자의 삶은 우리가족, 이웃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가난을 면하기 위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또 다른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갔던 이들의 평범한 일상은 노동이었습니다. 메이드Made 인人 인천’을 통해 인천과 인천공단을 바로 이해하고 ‘인천 노동자’들의 가치를 공감하는 자리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이 전시를 통해 새로움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인천의 역사와 함께 인천공단 노동자들의 일상을 살펴봄으로써 인천사람들의 삶의 자취와 자존감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