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의 '음주유세' 논쟁까지 벌어졌다. / 뉴시스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의 '음주유세' 논쟁까지 벌어졌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바른미래당의 계파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이준석 최고위원의 ‘음주유세’ 여부를 놓고 당원들 간에 고성이 오고 가는 등 ‘진흙탕 싸움’까지 벌어졌다.

이 최고위원은 20일 바른미래당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의 4·3보궐선거 여론조사 자금 유용에 대한 의혹과 손학규 대표의 당직 인선 강행 등을 놓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자금 유용 관련 의혹 등에 대해 당헌·당규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긴급 안건을 상정했는데 손 대표가 상정을 거부했다”며 “당 대표가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협의라고 부르는 절차가 없었는데 손 대표가 당직 인선을 강행 한 것에 대해 당헌·당규 위반이라 생각한다”며 “본인이 취사선택해서 안건을 상정하면 독재다. 최고위원회의 상정 요청 안건에 대해서 누구도 거부하거나 각하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덧붙였다.

임헌경 전 사무부총장은 이 최고위원의 이야기 도중 들어와 “이제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다”며 “이 최고위원은 지난 4월 2일에 창원에 내려와서 술을 마시고 지원 유세를 하지 않았나.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바른미래당 지지율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음주유세’ 의혹을 제기했다. 곁에 있던 노영관 상근부대변인도 “이 최고위원이 음주 한 것을 봤다”고 거들었다.

이 최고위원은 “저녁 8시경 유세가 끝나고 당원들의 요청으로 회식을 했다”며 “자정 전 마지막 유세를 할 때 유세차에 올라오라고 했을 때 처음에 거부했지만 손 대표가 괜찮다고 해서 올라갔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노 상근부대변인은 “어쨌든 음주를 하신 게 맞지 않느냐, 전체 회식도 아니었다”고 반발했다. 당 관계자들이 상황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음주유세’ 자체에 대한 적절성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몇 달 전에 있었던 최고위원의 일거수일투족이 입방아에 오를 정도로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달 전, 선거 직후에도 아무 말 없다가 지금 와서 이런 걸 이야기하는 걸 보면 정말 이제 끝까지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과 당직 인선 강행 등으로 추가적인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준석·권은희·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당헌 제32조에 의거해 최고위원 세 사람의 요청으로 21일 오전 10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세 최고위원은 주승용·문병호 최고위원 임명 철회, 당직 인선 임명 철회, 최고위원회 회의 기준 유권해석, 바른미래정책연구원 자금 유용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발언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등의 5가지 안건을 요청했다.

하 최고위원은 “긴급 최고위원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에는 우리도 또 다른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아울러 말씀드린다”고 지속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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