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필두로 한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장외 대여투쟁을 지휘한 황 대표가 지지층 결집과 당내 기반을 확실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장외집회가 불필요한 ‘막말논란’의 온상이 되는 등 실질적인 성과는 많지 않다는 평도 동시에 나온다.

‘민생투쟁 대장정’은 지난 7일 부산에서 전국 순회를 시작했다. 황 대표는 20일 전북, 21일 인천, 22일 경기, 23일 강원, 24일 경기를 거친 뒤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장외집회 ‘피날레’를 장식할 계획이다.

한국당은 20일 전북 김제 새만금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북 경제 상황을 짚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1분기 전북의 경제지표는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라며 “산업이 붕괴하고, 청년들이 다 떠나면 결국 전북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나.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전북에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GM 군산공장 폐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등 현실적인 문제부터 하루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착착 자리를 잡아가는 새만금에 대통령 한마디로 느닷없이 태양광이 들어선다고 해서 참 걱정”이라며 “자칫 전북에 또 다른 부담만 지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우리 당은 새만금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태양광의 부작용과 역효과는 철저하게 검증해 나갈 것이다. 터무니없는 정권의 고집으로 새만금 개발이 망가진다면 그 책임은 모두 대통령과 이 정권에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현 정부에 각을 세우기도 했다.

◇ ‘오르락내리락’ 지지율… 논란만 키운 장외집회

민생투쟁 대장정에 돌입하면서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크게 올랐다. 장외로 나선 황 대표가 얻은 가장 큰 성과다. 전국을 돌며 현장 최고위원회의, 각 지역민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알리고 한국당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소기의 성과다. ‘정치신인’인 황 대표가 대표에 취임한 뒤 전국 단위의 당 조직을 장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장외투쟁은 당 안팎의 지지층·조직을 정비하는 출구가 돼 지방선거 이후 패색이 짙었던 한국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논란도 적지 않았다. 첫 민생투쟁 대장정 지역이었던 부산을 찾은 날, 규탄대회를 열기로 한 부산 자갈치 시장이 정기휴일이었다는 소소한 ‘해프닝’부터, 황 대표가 대구에서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쓰레기 수거 차량에 탑승해 산업안전보건법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시민단체에 고발당한 ‘굴욕’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이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대구 규탄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취임 2주년 대담을 진행한 KBS 기자를 비판하는 최근 상황을 두고 “그 기자 요새 ‘문빠’,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달창’은 문 대통령 지지자를 칭하는 ‘달빛기사단’에 여성비하적 표현을 담아 속되게 부르는 은어다. 나 원내대표는 “정확한 의미와 유래를 모르고 썼다”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정당 지지율이 눈에 띄게 하락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리얼미터·tbs가 지난 16일 발표한 5월 3주차 주중집계 조사(13~15일 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 주간집계 대비 4.1%p 하락한 30.2%를 기록했다. 20일 발표된 리얼미터·YTN의 주간집계 조사(13~17일 조사)에서도 한국당은 31.1% 지지율로 지난 4주 간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자세한 조사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여론조사 신뢰도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통계치로 뚝 떨어진 지지율을 확인하는 것은 한국당에 아픈 부분이다.

당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전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이 중반기에 접어든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랑스러울 것 없는 5공 공안검사의 시각은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야당 정치 지도자상을 세워라”라며 “한국 정치판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이미지 정치로 성공한 사람은 이미지가 망가지는 순간 몰락한다. 장외투쟁은 시작할때 이미 돌아갈 명분과 시기를 예측하고 나갔어야 한다. 그래서 야당의 장외투쟁은 참 어렵다. 야당 대표 정치력의 첫 시험대”라고 황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별 다른 소득이 없는 당의 장외투쟁을 꼬집은 것이다.

한국당 내 유력한 대권주자인 황 대표와 홍 전 대표의 ‘대립구도’가 두 사람 사이의 알력다툼으로 비치는 것 역시 당의 이미지엔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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