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5곳의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여부를 따져 묻고 나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몰랐다면 안보무능이고 알고 있었다고 해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을 떠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왜냐하면 그는 (핵시설) 1∼2곳(site)을 없애길 원했다. 그렇지만 그는 5곳을 갖고 있다. 난 ‘나머지 3곳은 어쩔 것이냐’고 했다. ‘그건 좋지 않다. 합의를 하려면 진짜 합의를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가 북미 간 핵시설 해체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핵을 머리 위에 이고 있는 국민에게 충격적인 소식이다.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로 추정되는데, (핵시설 5곳이) 사실일 경우 북한의 핵무기 제조능력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아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북 핵시설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미국과 얼마나 정보를 공유했는지 대답해야 한다”며 “몰랐다면 안보무능이다. 미국은 이미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북 핵시설 정황에 대해 우리 정부가 손 놓고 있었다면 비핵화 압박 의지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한미동맹 상대국인 미국으로부터 (하노이 회담) 결렬 이유를 듣지 못했다면 그 자체로 위기이자 무책임이다”라고 했다.

이어 “(북 핵시설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해도 심각하다. 그렇다면 풍계리 폭파쇼를 명분으로 대한민국 무장해제를 추진한 것이다. 정작 북한의 핵시설은 여러 군데 버젓이 남아있는데 비핵화가 본격화하는 것처럼 포장해준 것이다”라며 “문 대통령은 북핵시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으며 북한이 일부만 폐기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직접 설명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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