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이른바 ‘대림동 경찰관 폭생사건’으로 여경 무용론이 불거지자 “여경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 뉴시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이른바 ‘대림동 경찰관 폭생사건’으로 여경 무용론이 불거지자 “여경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여경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여경 무용론으로 번진 이른바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전했다. 도리어 그는 일선 경찰서의 서장들에게 “현장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잘 챙기고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원경환 청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을지연습 준비 보고 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경우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청장으로서 잘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공권력 집행이 정당하다고 판단되면, 상대를 제압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물리력 행사는 용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초 사건은 중국동포 40~50대 남성 두 명이 서울 구로동 인근 술집에서 소란을 피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을 폭행한 게 요지다. 남성 경찰관은 뺨을 맞았고, 이를 말리던 여성 경찰관은 밀쳐졌다. 이 모습은 14초 분량의 동영상으로 유포됐다.

하지만 불똥은 여경에게 튀었다. 여경이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 측은 동영상 전체를 공개하고 “여경이 소극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건은 더 커졌다. 전체 동영상에서 여경이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수갑까지 채워달라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급기야 시민이 주취자의 수갑을 채웠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이 확산됐다. 이에 경찰 측은 다시 한 번 해명에 나섰다.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매뉴얼을 어긴 게 아니고, 현장에서 수갑을 채운 사람은 교통경찰관이라는 것이다.

교통경찰관은 논란 이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경이 제압하고 있었고, 수갑을 줘서 한쪽은 채우고 다른 한쪽은 여경과 같이 채웠다”면서 “혼자서 수갑을 채운다는 게 정말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두 명의 남녀 경찰은 악성 댓글을 남긴 네티즌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도 해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21일 예정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원경환 청장과 마찬가지로 “여경이 적절히 대응했다”고 언급할 것이라는 게 경찰청 안팎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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