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단도 미사일’이라고 잘못 말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1일 한미 군 핵심 지휘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 연합군의 절제된 대응을 치하하는 자리에서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제원분석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혼선을 초래할 수 있었던 대목이다.
 
“한미동맹과 또 강한 안보를 위해서 헌신하시는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어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인사말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취재진을 어리둥절케 했다.

‘단도’ 미사일이라는 단어는 흔히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문 대통령이 ‘탄도 미사일’을 잘못 발음한 것으로 판단됐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다. ‘북한이 4일과 9일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한미가 공조해 분석 중’이라는 공식입장과 대통령이 발언이 정면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의 미사일이 ‘탄도 미사일’로 규정될 경우, 유엔의 추가 대북제재가 발동할 여지가 있었다.

결과는 문 대통령의 발언실수라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정리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단도 미사일’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 보니 ‘단거리 미사일’을 잘못 말씀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사전에 준비된 대통령 발언 자료에는 ‘단거리 미사일’로 표기돼 있었으며, 통역 담당자는 이에 기반해 ‘short-range-missle’로 번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개최된 한미 군 주요직위자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는 미국 측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을 비롯해 케네스 윌즈바흐 부사령관, 제임스 루크맨 주한미군 기획참모부장, 토니 번파인 주한미군 특전사령관, 패트릭 도나호 미8군 작전부사령관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정격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최병혁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 서욱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그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한미동맹은 결코 한시적인 동맹이 아니라 계속해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가야 할 영원한 동맹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미동맹의 전반적인 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함께하면 할수록 더욱 강력해진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늘 간담회는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취임하고 처음 만나는 자리”라며 “지난해에는 100명이 넘는 분들을 모셔서 같이 오찬을 했지만 오늘은 한미 주요 군 지휘관 및 요직자들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조금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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