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 시장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의 거래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반사 수혜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글로벌 ICT 시장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의 거래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반사 수혜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글로벌 ICT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탓이다. 이 같은 상황의 희생양은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됐다. 다만, 국내 기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 거세지는 ‘미·중’ ICT 신경전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패권을 놓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IT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은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가 미국의 타깃이다.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체인 보호(Securing th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and Services Supply Chain)’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자국 정보통신 시장과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기업의 제품은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 및 화웨이 계열사 68곳을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업체들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화웨이와의 거래가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허용해줄 확률은 낮은 만큼 사실상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완전 차단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미 상무부는 화웨이에 90일의 임시 면허를 발급한 상태로, 제재는 8월 20일부터 시작된다. 

화웨이는 기술력으로 난관을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 1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른 기업이 우리의 5G 기술을 쫓아오려면 최대 3년이 걸릴 것”이라며 “화웨이를 절대 따라올 수 없다. 화웨이의 5G는 미국의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런 회장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며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준비했다. 미국 회사와 거래하지 않아도 문제없다”고 전했다. 

◇ 반사이익 보는 곳 어딜까… ‘삼성’에 쏠린 눈

이 같은 상황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다. 화웨이의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ICT 시장 변화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보도가 나온 직후인 20일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1일 기준 4만3,15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17일 대비 4.13% 상승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업계에서도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KB증권은 미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가 중단되면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는 유럽, 남미 등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조치로 화웨이는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5G 굴기 및 2020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목표를 밝힌 상황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같은 의견을 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프폰 시장에서 반사 수혜가 가능하다”며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장기화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장기화되면 하이엔드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전자, 로우엔드 영역에서는 삼성전자,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Xiaomi) 등 상위권 업체 중심의 반사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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