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의 요청으로 소집된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 간에 인신공격성 발언과 말다툼이 공개적으로 오갔다. / 뉴시스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의 요청으로 소집된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 간에 인신공격성 발언과 말다툼이 공개적으로 오갔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의 요청으로 소집된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 간에 인신공격성 발언과 말다툼이 공개적으로 오가기도 했다.

손학규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임시최고위원회의에서 “3명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에 상정을 요청한 5개의 안건에 대해 당 대표의 권한으로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은 ▲주승용·문병호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철회 ▲당직 인선 임명 철회 ▲최고위원회 회의 기준 유권해석 ▲바른미래정책연구원 자금 유용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발언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등 5가지 안건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임시최고위원회의가 열렸지만, 손 대표가 안건 상정을 거부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결정에 대해 “오늘도 바른미래당의 당헌·당규는 누더기가 됐다. 당헌·당규에 손 대표가 임의로 안건의 상정을 거부 할 수 있는 여부에 대한 규정이 단 하나라도 있다면 제시해달라”며 “안건 상정을 거부하실 때마다 1점 추가다. 운전면허도 40점을 모으면 정지되는데 40점 모을 자신 있다”고 비꼬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고위원 3인의 요청으로 소집된 임시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일시를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권 최고위원은 “임시회의가 정식회의로 되는 것은 봤어도 정식회의가 임시회의로 되는 것은 처음 본다”며 “당헌·당규를 내 맘대로 해석하고 내 맘대로 결정해서 운영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원래 임시 최고위원회는 정기 회의가 없는 날 개최해야 하며 최고위원들과 상의해야 하는데 손 대표가 아무런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건 대표로서 성실한 당무 수행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겠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겨냥해 “민주화투사가 대통령이 되면 독재하는 경우가 있고 당 대표가 되면 당을 독재하기도 한다. 그만큼 민주주의는 지키기 어려운데 가장 어려운 게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며 “이는 나이가 들면 그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다”라고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하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을 두고 “공식석상에서 손 대표의 정책이나 비전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좋지만 오늘 하 최고위원의 나이와 관련된 언급은 어르신들이 듣기에 굉장히 불편한 발언이라 생각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언급했다.

하 최고위원은 임 사무총장의 발언 도중 “최고위원도 아니시면서 말씀이 왜 이렇게 긴 것이냐”고 반발했고, 이 최고위원도 “사무총장이 당무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도 아닌데 정견을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들며 소란스러운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손 대표는 “어제 지인과 정치가 참 각박해지고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 지켜야 될 예의는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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