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국회 파행을 해결하기 위해 '정상화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로 인해 요원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벌써 내년 총선을 겨냥해 지역구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사진은 이원욱(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동섭 바른미래당,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는 모습. / 뉴시스
여야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국회 파행을 해결하기 위해 '정상화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로 인해 요원한 상황이다. 사진은 이원욱(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동섭 바른미래당, 정양석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국회 파행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여야가 원칙적으로 국회 정상화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입장 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정양석 자유한국당‧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국회 정상화 합의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1시간 가까이 논의했지만, 각 당 입장차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일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호프 회동’ 이후 진전된 합의 사항조차 없었다.

쟁점은 선거제‧사법제도 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에 대한 ‘사과와 철회’ 여부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 철회와 함께 이를 추진한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또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몸싸움으로 인한 고소‧고발 취하도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의 요구를 논의한 끝에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한국당의 극명한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중재에 나섰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회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지만, 여야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 대비 지역구 관리에 적극 나선 모습이다. 일부 국회의원 보좌진도 의원회관 사무실을 떠나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국회 파행으로 인해 입법 보조 차원에서 의원회관에 머물러야 할 이유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회 파행을 이유로 의원들이 일찌감치 지역을 찾아 표밭 다지기에 나선 셈이다.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지역구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다 각 당 중진 의원들이 물밑에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도 사라졌다. 오히려 중진 의원들이 나서서 강경 대응을 하는 모습이다. 이 역시 공천을 위한 ‘눈 도장 찍기’로 보인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24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어떻게 보면 공천권과 우리 정치의 나쁜 현상들이 중첩돼 나타나는 것 같다. 국회도 올해 들어 사실상 공친 상태인데, ’벼룩도 낯짝이 있어야 한다’는 말처럼 지역구에 가서 찍어달라고 하는 것인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풀어야 하는데, 지금은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단독 회담해서 국회 파행 상태를 풀어야 한다”며 “황교안 대표 역시 (국회 복귀를 위한) 명분을 찾고 있어 (문 대통령이) 손을 내밀어 주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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