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알톤스포츠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본사를 이전한다. / 알톤스포츠 홈페이지 갈무리
4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인해 관리종목에 지정된 알톤스포츠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본사를 이전한다. / 알톤스포츠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알톤스포츠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지난해 잠정실적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삼천리자전거의 40년 천하에 균열을 낼 것으로 기대됐던 알톤스포츠가 보수적인 회계 기준의 벽에 부딪혀 상장사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는 벼랑 끝에 서게 됐다. 올해 반드시 흑자 달성을 해야 하는 알톤스포츠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모습이다.

◇ 삼천리 아성에 도전?… ‘천당에서 지옥으로’

알톤스포츠가 본사를 이전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투썬월드빌딩 12층에 입주해 있는 알톤스포츠는 다음달 1일 인근의 판교로 256번길 25로 본사 이전 계획을 두고 있다.

이번 본사 이전은 경비절감 차원에서 이뤄진다. 알톤스포츠의 지주사인 이녹스 관계자는 “자전거 업황이 좋지 않아 이익을 내기 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금보다 작은 오피스로 이동하게 됐다”면서 “본사 이전을 앞두고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1분기 알톤스포츠의 직원수는 지난해 연말 대비 30여명 가량 줄어든 90여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무렵까지만 해도 회사 안팎에선 한껏 들뜬 분위기가 감지됐다. 녹록지 않은 업황 속에서 스마트모빌리티(전기자전거 등) 역량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두면서 경영 전략이 적중한 것처럼 보였다. 연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504억원을, 영업익은 3년 만에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처음으로 삼천리자전거를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기쁨의 축배는 채 한 달여를 가지 못했다. 보수적인 회계 기준을 적용해 실적이 수정되면서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됐다. 약 16억원 가량의 반품 재고평가충당금 및 반품충당부채, 대손평가충당금을 추가 설정하면서 영업실적이 손실(마이너스 12억)로 잡혔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온 알톤스포츠에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 흑자 실현 ‘지상과제’, 허리띠 졸라맨 알톤

투자자들에게 투자 유의를 알리는 경고음 성격의 ‘관리종목’에 지정된 알톤스포츠로서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자칫 올해마저 흑자를 내지 못할 경우 알톤스포츠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2011년 신영스펙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문턱을 넘은 지 10년도 안 돼 상장 타이틀을 내 줄 수 있는 중대 기로에 선 상태다.

흑자 실현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지만 현실은 낙관적이지 않다. 야외활동에 지장을 끼치는 미세먼지가 일상이 되다시피 하면서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에선 2015년 200만대에 달하던 연간 판매량이 최근 170만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트렉)과 대만(자이언트) 등 외국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외국 브랜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 10년 사이 2배가량 늘어나 4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보다는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대한 (비용 절감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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