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저축은행이 1분기 적자 실적을 내놔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아주저축은행이 올 1분기 적자 성적표를 내놨다. 웅진에너지 전환사채(CB) 투자와 관련해 대거 충당금이 쌓이면서, 순이익이 손실로 돌아선 것이다. 웅진에너지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 1분기 적자전환… 투자자산 일회성 손실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규모 1조846억원의 중형 저축은행이다. 아주저축은행은 최근 몇 년간 안정적인 수익 성장세를 보이며, 모회사의 실적 성장에 기여해왔다. 지난해에는 1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대비 23% 가량 성장한 실적을 냈다.  

그런데 올 1분기부터 체면을 단단히 구긴 모양새다. 적자 실적을 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아주저축은행은 1분기 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순이익(36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17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05억원) 대비 15% 가량 감소했다. 

순이익이 돌연 급감한 데는 충당금 영향이 컸다. 아주저축은행은 웅진에너지 전환사채(CB) 투자와 관련해 대거 충당금을 쌓았다. 

아주저축은행은 지난해 2월 웅진에너지가 발행한 7회차 전환사채(CB) 중 일부를 사들였다. 150억원의 CB가 발행됐는데, 당시 아주저축은행은 5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문제는 웅진에너지가 지난 3월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 발생했다. 웅진에너지의 외부 감사인은 웅진에너지의 대규모 손실과 재무 불안정성을 지적하며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117억6100만원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금은 3,642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7회차 전환사채(CB)의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결국 웅진에너지는 24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아주저축은행은 이 같은 손실 리스크를 감안해 투자액의 절반인 25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주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대거 감소한 데는 CB 관련한 충당금 이슈가 결결적인 요인”이라며 “이번 분기에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부진했지만 다음 분기에는 이전 수준의 이익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투자금 회수 전망에 대해선 “현재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회사의 갑작스런 부진으로 아주캐피탈은 1분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아주캐피탈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99억원으로 전년 동기(230억원) 대비 13% 감소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아주저축은행이 투자자산 관련 일회성 손실을 인식하면서 분기순손실 14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실적 감소 배경을 평가했다. 아주캐피탈의 별도(개별)기준 순이익은 212억원을 기록, 전년(198억원)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저축은행 업황은 올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충당금 이슈가 아쉽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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