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또 다시 악재를 마주하고 있다. /뉴시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또 다시 악재를 마주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이 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최악의 암흑기를 다시 마주하고 있다. 평소보다 일찍 더위가 찾아왔지만, 아우디·폭스바겐은 다시 겨울을 맞게 됐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지난 4월 국내 판매실적은 나란히 ‘0대’를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집계에 포함된 수입차브랜드 중 4월 판매실적이 0대에 그친 것은 아우디와 폭스바겐, 그리고 이미 철수한 피아트뿐이다.

이 같은 판매실적은 2017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따른 판매정지 조치로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바 있다. 아우디는 962대의 초라한 연간 판매실적을 기록했고, 폭스바겐은 아예 한 대도 팔지 못했다.

당시 0의 행진을 이어간 원인이 정부의 판매정지 조치였다면, 이번엔 다르다. 우선, 수입차업계 전반을 덮친 인증 문제다. 한층 강화되고 깐깐해진 인증 절차로 인해 상당수 수입차브랜드들이 신차 출시에 난항을 겪었고, 이러한 상황을 만든 당사자인 아우디·폭스바겐도 다를 바 없었다. 연초에는 그나마 남아있던 재고 차량으로 판매실적을 채웠으나, 이마저도 그리 길게 가진 못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단, 폭스바겐의 경우 5월부터 ‘0의 굴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증 절차를 마친 아테온을 지난 13일 공식 출시했다. 급한 불은 끈 셈이다. 다만, 아테온 하나로는 과거의 판매실적을 회복하는데 무리가 따른다. 온전한 판매실적 회복까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우디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인증 절차는 속속 마쳤으나, 물량 확보가 순탄치 않다. 3분기를 넘어 4분기는 돼야 물량을 들여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이는 아우디의 ‘0의 굴욕’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우디·폭스바겐은 판매정지 사태를 맞기 전까지만 해도 벤츠·BMW와 함께 ‘빅4’를 형성하며 수입차업계에서 위상을 높여왔다. 판매정지가 해제된 이후에도 파격적인 할인을 앞세워 단숨에 판매실적 상위권으로 복귀하며 곧장 부활하는 듯했다. 하지만 또 다시 악재가 덮치면서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까지 적잖은 시간 및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지난해 판매 재개 이후 좋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파격적인 할인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며 “최근 겪고 있는 일련의 상황은 준비부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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