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계파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퇴진파가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한층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손학규 대표 및 당권파와의 ‘장기전’을 하겠다는 채비로 보인다. / 뉴시스
바른미래당의 계파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퇴진파가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한층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손학규 대표 및 당권파와의 ‘장기전’을 하겠다는 채비로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바른미래당의 계파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퇴진파가 오신환 원내대표에게 한층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손학규 대표 및 당권파와의 ‘장기전’을 하겠다는 채비로 보인다.

바른정당 출신 정운천 의원은 28일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최고위원회의 내홍과 분열이 5월 말 즈음이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래갈 듯하다”며 “원내대책회의 구성원들을 보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분들이 4명이 있다. 더불어 상임위원회 간사들도 계시는데, 앞으로 바른미래당의 중심은 바로 원내대책회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원내대책회의가 매주 화·목요일에 열리는데, 이것을 ‘의원민의총회’ 등으로 명명해서 국회정상화와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들을 절실하게 해나가야 한다”며 “최고위원회의가 국민들에게 걱정만 끼쳐드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원내회의를 중심으로 바른미래당이 희망과 기대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 원내대표는 “정 의원님이 주신 말씀 깊이 새겨서 현재 당에 여러 내홍이 있지만 그래도 정책정당, 대안정당이 될 수 있도록 원내대책회의를 실질화 하고 내용을 충실히 준비해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정 의원의 발언에서 퇴진파의 향후 당 지도부에 대한 대응 전략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손 대표의 권한이 보다 더 큰 최고위원회의보다 오 원내대표가 확실하게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는 원내회의에서 힘을 모으자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오 원내대표는 전날(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가 이렇게 독단과 독선으로 당을 운영해 최고위원회의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안 되면 결과적으로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손 대표의 사퇴 불가 입장 고수’와 ‘주승용·문병호 지명직 최고위원 무효 확인 소송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등으로 기세가 한 풀 꺾인 퇴진파의 입장에서 사실상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손 대표와의 싸움을 여름 내로 끝내야 한다. 늦어도 추석 전까지는 끝내고 싶다”고 언급했다. 오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을 때만해도 즉각적인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다. 오 원내대표도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당내 갈등이 장기화될 것을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중립적인 외부인사를 영입해 혁신위원회를 꾸리자는 손 대표의 제안과 안철수계 의원들이 제시한 바른정당 출신 정병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권혁신위원회’ 설치안 등 내홍을 봉합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고육지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 현실화되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고위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퇴진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고 있는 가운데 각 계파 간 의견이 모두 다르고, 서로 양보할 생각도 부족한 것 같다”며 “이렇게 가면 당의 미래가 없다는 게 너무 자명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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