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홈 뷰티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ZWC 산소뷰티마스크'를 런칭한 자이글이 지난 1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 자이글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연말 홈뷰티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ZWC 산소뷰티마스크'를 내놓은 자이글이 지난 1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 자이글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5,000억대 규모로 성장한 홈뷰티 시장에서 제2의 신화를 노리는 자이글의 청사진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자이글 그릴’의 뒤를 이을 야심작인 ‘ZWC 산소마스크’ 출시 효과가 미풍에 그치면서 헬스뷰티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 자이글의 ‘절치부심’… 결과는?

자이글이 연매출 1,000억 신화를 재현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올 한 해 경영성과의 첫 단추격인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자이글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03억원. 22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던 지난해 첫 사업 분기 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연매출 558억원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실적은 더 비관적이다. 1분기에만 무려 6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전체 손실액(64억)을 넘어섰다. 당기순손실(68억원)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적외선 조리기능을 갖춘 신개념 주방 그릴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 자이글은 2016년 상장과 동시에 성장세가 급격히 꺾이기 시작했다. 회사 설립 9년 만에 1,000억 매출을 찍은 자신감을 발판삼아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지만 에어프라이어, 통돌이 오븐 등 기름 걱정을 덜어주는 대체품들이 높은 인기를 끌면서 성장 추진력을 잃어 갔다.

1,000억이 넘던 연매출은 2017년 825억원으로 감소한 후 지난해 558억원까지 내려앉았다. 200억원을 향해 달려가던 영업익은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00억이 넘던 순이익도 마찬가지로 적자 전환됐다. 상장 전후를 기점으로 불과 2~3년 만에 빚어진 일이다.

자이글은 순식간에 사그라든 성공 신화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새 장작’을 준비하기에 이르는 데, 바로 헬스뷰티케어 사업이다. 홈뷰티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해 목베개(넥시블) 등에 한정됐던 헬스케어 부문을 뷰티 영역으로 넓혀 포트폴리오를 개편했다. 지난 연말 국내 최초로 가정용 산소 케어 마스크인 ‘ZWC 산소뷰티마스크’를 내놓기에 이른다.

◇ 미풍 그친 ZWC… 홈 뷰티 ‘잰 걸음’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ZWC 마스크를 내놓은 직후인 지난 3개월간 자이글은 역대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남겼다. ‘자이글 파티’, ‘프로’, ‘핸썸’ 등의 라인업을 갖춘 그릴 부문이 전년 대비 절반에도 모자르게 팔려나갔으며, 외식 프랜차이즈는 5분의 1수준으로 축소됐다. 웰빙 가전 부문이 소폭 반등했지만 판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산소뷰티마스크가 새롭게 추가된 웰빙 가전 부문이 자이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5,000억원을 돌파하며 홈뷰티 시장의 산업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 개발 등 진입 문턱이 높지 않아 중소업체들이 난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명 여배우를 앞세우지 않고는 제품 이름을 알리기 쉽지 않은 점도 업체로선 부담이다. 자이글 역시 배우 김아중을 전속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말드라마 PPL 등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홈뷰티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자이글의 경영 전략이 얼마나 적중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자이글 관계자는 “신상품 개발을 위한 R&D와 방송 및 마케팅, 여기에 해외 특허 비용이 투입되면서 1분기 실적이 좋지 않게 됐다”면서 “하지만 헬스뷰티케어를 이제 시작한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 사업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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