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 설계를 내세워 분양에 나서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건설업계가 아파트 층간소음 줄이기에 나섰다.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층간소음 저감 설계를 내세워 수요자들의 관심끌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건설사들의 이 같은 노력이 입주자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임과 동시에, 얼어붙은 분양시장에 활로를 제시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쿵쿵쿵’ 알고보니… 층간소음 기준 미달 다수   

감사원이 지난 2일 발표한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 제도 운영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입주 예정이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최소성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공한 공공 아파트 126가구, 민간 건설사가 시공한 6개 아파트 65가구 등 총 191가구를 대상으로 층간소음 저감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공공 아파트 67가구, 민간 아파트 47가구 등 총 114가구(60%)가 최소성능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소성능 기준은 층간 바닥에서 경량충격음은 58dB, 중량충격음은 50dB 이하를 기준으로 한다. 또한 콘크리트 슬라브 두께가 210mm 이상이어야 한다. 콘크리트 슬라브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에서 바닥에 사용하는 상판이다. 

이 때문인지 층간소음 피해 접수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부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상담 건수는 2만8,231건으로 전년 2만2,849건 대비 23% 늘었다.

◇ 바닥 두껍게, 기둥식 구조로… 건설업계, 다양한 시도      

이에 건설사들은 신규 분양되는 아파트에 층간소음 저감 설계를 적용해 층간소음 잡기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서초구 공급하는 ‘방배그랑자이’에 바닥 슬라브 두께를 기존 대비 40mm 두꺼운 250mm로 설계했다. 여기에 욕실 배관을 세대 내 벽면에 설치해 층간 소음을 줄이는 ‘욕실 층상 벽배수 시스템’도 적용했다.

㈜한양은 서울 동대문구에 공급하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이 192’에 바닥 슬라브 두께를 250mm로 설계해 소음 흡수 기능을 강화했고, 기존 벽식 구조가 아닌 기둥식 구조를 적용했다. 기둥식 구조는 천장에 수평으로 보와 기둥을 설치하는 구조로, 보와 기둥이 천장을 받쳐 바닥 울림 등의 소음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반면 벽식 구조는 기둥이 없이 벽으로 천장을 받치는 구조로 바닥 울림 등이 벽을 타고 다른 세대로 전달되기 쉽다.

지방에서는 신세계건설이 광주광역시에 분양하는 ‘빌리브 트레비체’에 바닥 콘크리트 슬라브 두께를 250mm로 설계했다. 기존 대비 40mm 두꺼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이와 관련한 범죄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건설사들이 추가 비용이 소모되더라도 입주자의 만족도를 위해 층간소음 저감 설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2일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 실태’를 발표하면서 국토부 장관에게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시공 후에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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