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조현옥 인사수석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인사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이 있었다는 데 유감도 표명했다. 조 수석이 물러남으로써 청와대 1기 수석급 참모 중에서는 조국 민정수석만이 유일하게 남게 됐다. 

자신의 후임인사를 포함해 마지막으로 직접 인사브리핑에 나선 조현옥 수석은 “갈 때가 됐다”고 했다. “열심히 하느라고 했지만 여러분들의 눈높이에 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들이 있어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진솔한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조 수석은 조국 민정수석과 함께 청와대 인사·검증의 양대 축을 담당했다. 이른바 ‘조-조 라인’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중도낙마, 청문보고서 채택 실패 등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야권의 지적도 적지 않았다. 검증을 주로 담당하는 조국 수석과 비교해 부각된 것은 아니지만 마음고생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이 교체되면서 자연스럽게 조국 민정수석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수석 8명 가운데 조국 수석만 남았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인사부문 호흡을 맞췄던 조현옥 수석이 물러났기 때문에 함께 교체하는 것이 쇄신차원에서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조국 수석의 총선출마를 원하고 있다는 것도 조 수석의 교체가능성에 설득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4.3재보선에서 사실상 패배하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PK민심을 잡기 위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그 적임자로 조 수석이 지목된 바 있다. 전재수 부산시당위원장이 조 수석 차출론을 꺼내들며 총대를 멨고,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조 수석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핵심 과제인 권력기관 개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대담에서 “(권력기관 개혁 관련) 법제화 과정이 남아 있는데 그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었다.

조 수석도 ‘문재인 민정수석’ 시절을 소환하며 검경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개혁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조 수석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3년 1월 23일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의 일문일답을 다시 읽는다. 제도개혁에는 검찰, 경찰, 국정원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문 내정자는 말했다)”며 “당시나 지금이나 개혁의지의 확고함은 동일하다”고 적었다. 민정수석으로서 권력기관 개혁을 반드시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청와대 역시 조 수석의 교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추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느냐’는 질의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후 기다리고 있다는 그 시기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겠다. 문재인 정부가 남은 기간 동안이 추후가 될 수도 있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고 논의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게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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