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저 실적을 기록한 아가방앤컴퍼니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 아가방앤컴퍼니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사상 최저 실적을 기록한 아가방앤컴퍼니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 아가방앤컴퍼니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출산율 감소와 신규 경쟁사의 등장으로 고전하고 있는 아가방앤컴퍼니의 앞날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저 실적을 기록한 아가방앤컴퍼니가 올해 또 한 번의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

◇ 1분기 또 적자… 커지는 경고음

아동복 명가 아가방앤컴퍼니가 명예회복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00억대 영업적자를 남기며 위기의식이 고조됐지만, 1분기 실적 반등에 실패하면서 아가방앤컴퍼니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가방앤컴퍼니의 지난 1분기 매출은 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해외와 국내영업에서 각각 5억원과 10억원이 빠지면서 2002년 상장 후 최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적자(21억)와 당기순손실(18억)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아가방앤컴퍼니의 최종 연매출은 1,000억 초반 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무렵까지만 해도 거뜬히 연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던 아가방앤컴퍼니는 출산율 저하와 신규 경쟁업체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가파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연간 기준 0.98명을 기록하며 0명대에 접어들었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를 말한다. 즉 임신이 가능한 여성 중 평생 단 1명의 아이도 가지지 않게 된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3월 인구동향’에서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1.01명)이 1년 전보다 0.07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출산율의 추가 하락을 예상케 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업계 경쟁도 아가방앤컴퍼니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재래시장의 브랜드화와 수입 브랜드의 국내 런칭이 이어지면서 아가방앤컴퍼니의 설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성인 의류 업체들의 유아동복시장 진출과 기존 유통사들의 PB개발 등도 전통적인 유아복 전문 브랜드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에서도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늪에 빠진 국내 실적을 해외에서 만회하는 전략을 펴야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400억 매출을 책임져오던 해외 영업은 지난해 123억원으로 축소됐다. 주력 무대인 미국과 UAE를 포함해 중국외 지역에서 활발한 영업 활동을 전개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이처럼 나라 안팎에서의 급변한 산업 특성으로 인해 2,000억대이던 아가방앤컴퍼니의 연매출은 6년여 만에 반토막이 났다. 쪼그라든 매출은 실제 회사에 손실을 입히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만약 올해마저 흑자 전환에 실패하게 된다면 아가방앤컴퍼니는 ‘3년 연속 적자’라는 뼈아픈 기록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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