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유니폼 개편을 실시한다. /진에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청바지’로 유명했던 진에어의 유니폼이 처음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갑질 논란 등 어수선했던 과거를 지우는 한편, 조직문화 개선을 상징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진에어는 30일 “임직원들의 참여를 통해 완성한 새로운 유니폼을 오는 7월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2008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대대적인 유니폼 개편이다.

진에어는 창립 당시부터 ‘청바지’ 유니폼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대다수 항공사들의 전형적인 유니폼과 다른 파격적인 유니폼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유니폼은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도 있었다. 꽉 끼는 청바지가 승무원 업무에 적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음에도 이를 강요한다는 내부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던 시기에, 이 같은 ‘청바지 강요’가 오너일가 경영진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진에어의 청바지 유니폼은 ‘갑질’의 상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논란이 일자 진에어는 지난해 유니폼 개편을 위한 별도의 전담팀(유니폼 개선 포커스그룹)을 조직했다. 여기엔 일선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도 대거 참여해 의견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이주영 디자이너가 디자인해 새로운 유니폼이 완성됐다.

진에어의 운항승무원과 항공정비, 운송서비스 직군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유니폼을 착용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객실 승무원의 새 유니폼까지 공식 발표되면서 진에어의 유니폼 개편이 최종 마무리됐다.

진에어의 새로운 객실승무원 유니폼. /진에어

진에어의 새로운 유니폼은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업무의 편의성을 도모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청바지를 기반으로 흰색과 초록색 등 젊은 감각이 돋보였던 컬러가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의 검정색 중심으로 바뀐 것이 눈에 띈다.

여성 객실승무원 유니폼은 업무상 팔을 뻗는 동작이 많고, 서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은 점을 고려한 셔츠디자인이 적용됐다. 내부 불만이 상당했던 하의는 면과 재질과 성질이 비슷하나 통기성이 좋고 탄성 회복력이 높은 모달(Modal) 섬유를 혼방한 데님 원단을 채택했다. 아울러 바지와 함께 스커트를 추가해 승무원들의 선택 폭과 편의성을 높였다. 구두 역시 기내화와 램프화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여기에 스카프, 모직 코트, 카디건 등의 아이템도 마련해 세련미를 더한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착용하고 있는 운항승무원 유니폼도 근무환경을 적극 반영했다. 객실승무원과 달리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는 점에 착안해 신축성이 좋은 원단의 블랙진을 토대로 정복 스타일을 적용했다.

업무상 고객들의 첫 접점이 되곤 하는 운송서비스 직군은 진에어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데 보다 무게를 뒀다. 상의에 데님 소재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또한 항공정비 직군은 다양한 작업 환경에 맞춰 티셔츠, 셔츠, 방한 조끼 등을 혼용해서 입을 수 있도록 유니폼의 아이템을 세분화했다. 아울러 빛이 반사되는 소재인 리플렉터를 안전조끼 및 겉옷에도 부착하는 등 안전성을 높였다.

디자인을 맡은 이주영 디자이너는 “항공사가 가지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진에어의 젊고 활동적인 에너지를 접목시켜 현대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이번 새로운 유니폼은 실제 착용하는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직원들과 함께 발맞춰 나아가는 회사의 모습을 표현하고, 착용 편의성을 강화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적합하도록 제작 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직원 모두 행복한 즐겁고 일하기 좋은 항공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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