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보수 세력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혹은 연합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한 마라톤 행사에 함께 참석한 모습이다. / 뉴시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보수 세력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혹은 연합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한 마라톤 행사에 함께 참석한 모습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보수 세력을 하나로 묶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혹은 연합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공식적으로 타 정당과의 통합·연대는 절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총선이 점점 다가올수록 어떤 형태로든 두 정당이 힘을 합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근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의지를 공식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최근 당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에 출연해 “헌법 가치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힘을 모아야 하지만, 당이라는 ‘외투’가 있으면 그 외투를 입은 채 합쳐지기에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우리 당과 뜻을 같이한다 해도 ‘이 외투는 다 던져주기 싫다’는 사람들도 있다. (바른미래당과) 당을 합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덜 어려운 통합부터 시작해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을 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단계적이고 점차적인 통합’이라는 발언을 두고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의원들 중 적극적으로 한국당에 입당하고 싶어하는 인물들부터 선별적으로 입당시켜 일부 의원들을 흡수하고 이로 인해 세가 약해진 바른미래당과 완전 통합 혹은 연대를 이루겠다는 의미로 분석하고 있다.

선별적인 입당의 첫 번째 인물로 거론되는 인물이 바른정당 출신의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한국당 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른미래당이 내홍을 거듭하고 있어 일단은 이를 수습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그 후 방향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언주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이름도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찌질하다”는 발언을 했다가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고 결국 탈당까지 했다. 이 의원은 공개석상에서 원유철 한국당 의원에게 “확실한 건 우리는 결국 총선 전에 만난다”고 발언하는 등 대외적으로 한국당 입당 의사를 밝혀왔다. 최종적인 입당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 오신환 “바른미래당 언급하지 마라”

한국당에서는 내년 공천을 앞두고 ‘범보수연합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15일 열린 자유한국당 공천 토론회에서 "이번 총선은 한국당을 극우로 몰아 배제하려는 분위기 속에 치러지는 선거"라며 “지금의 정체성을 고집할 때가 아니라 분열된 보수진영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면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의원 등 보수세력에 양보하는 방법이 없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범보수연합론’을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와 같은 시선에 “거론할 가치가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심이 없어 자세히 알지도 못 하는 얘기다”며 “바른미래당은 지난 의총에서 모든 의원들이 스스로 자강하고 화합해서 새로운 길을 가자라는 결의를 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분위기는 오 원내대표의 단호한 반발에도 사뭇 다른 기류이다. 한국당 고위관계자는 “한국당으로 오고 싶어 하는 바른미래당 의원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들어온다고 하면 막지 않고 받아주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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