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이 영업을 시작한 31일 오후 제1터미널 입국장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면세점이 영업을 시작한 31일 오후 제1터미널 입국장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최초로 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개장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1호 입국 면세점’의 영광을 안게 된 에스엠면세점(SM면세점)이 실적 반등의 터닝포인트를 맞을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입국장 들어간 에스엠, 적자 고리 끊을까

‘무늬만 중소·중견기업’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스위스 듀프리의 입찰 참여로 논란이 일었던 공항 입국장 면세점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31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동편과 서편 그리고 제2터미널 중앙, 총 3곳에 국내 최초의 입국장 면세점이 영업에 들어갔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이미 73개국 149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에 있지만 항공사 등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16년간 번번이 무산돼 왔다. 그러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중소·중견업체로 한정한 입찰에서 하나투어 계열인 에스엠면세점(1터미널)과 엔타스듀티프리(2터미널)가 선정됐다.

에스엠면세점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2014년 설립돼 시내면세점(인사동)과 인천공항 1‧2터미널에서 사업장을 운영 중인 에스엠면세점은 국내 면세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693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쌓인 당기순손실은 825억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 기간 국내 면세 매출은 106억달러(약 13조)에서 192억달러(약 23조)로 2년 만에 81% 성장했다.

◇ 담배·명품 안파는 입국장, 사업성 ‘불투명’

엔타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복궁·삿뽀로·고구려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체 엔타스의 자회사인 엔타스듀티프리는 지난 4년간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의 등쌀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파워와 제품 구색, 명품 유치 등 공항 이용객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만한 제품력에서 밀리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동떨어진 사업성을 보였다. 시내와 출국장(공항‧항만), 지정 등 면세점 수가 60곳이 넘을 정도로 과다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도 에스엠과 같은 중소‧중견업체들이 어깨를 펴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이제 첫 발을 디딘 입국장 면세점은 입찰 자격 자체가 중소‧중견업체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31일 개장식에 참석한 김태훈 에스엠면세점 대표가 “새 시내 면세점에 도전하기보다는 기존 서울점과 인천공항점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한 배경에는 우선 입국장 면세점의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 한켠에서는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담배나 검역이 필요한 과일과 축산가공품, 고가의 명품 등은 판매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거듭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이겨 내고 에스엠면세점이 입국장 면세점 운영 첫 해인 올해 30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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