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이 당 윤리위원회의 공정성 여부를 놓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송태호 윤리위원장의 사적인 친분이 윤리위의 징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손 대표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주목을 받고 있다. / 뉴시스
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이 당 윤리위원회의 공정성 여부를 놓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이 당 윤리위원회의 공정성 여부를 놓고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송태호 윤리위원장의 사적인 친분이 윤리위의 징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손 대표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지난 31일 하태경 최고위원의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발언을 문제 삼아 하 최고위원의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반면 유승민 의원에게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발언해 함께 윤리위에 회부된 이찬열 의원은 징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손학규 퇴진파’ 의원들은 이 같은 결정에 격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특히 송 원장과 이 의원이 손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요직을 맡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오 원내대표는 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이 결여된 편파적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의원의 발언은 하 최고위원의 발언 내용과 수위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며 “차이가 있다면 하 최고위원은 당 대표를 비판한 사람이고, 이 의원은 당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차이 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동아시아미래재단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고, 같은 재단의 이사장이 바로 송 원장이다”며 “송 원장은 이언주 전 바른미래당 의원에 대한 중징계 결정에 이어 이번 하 최고위원 징계까지 손 대표가 관련된 사안마다 편파적인 결정으로 윤리위원회의 생명인 공정성과 중립성, 독립성을 훼손하고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미래재단’은 2006년에 설립된 재단법인으로 손 대표 관련 각종 세미나 주최 및 외부 활동을 통해 손 대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송 원장은 재단 설립 당시 발기인 중 한 명이었으며 재단 상임이사와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2013년에 이사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재단의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손 대표와 송 원장, 이 의원은 올해 들어서도 함께 산행을 하고 술자리를 가지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의 윤리위라는 곳은 당의 권력을 떠나 독립적이고 중립적으로 운영이 돼야 하고 그것이 정당민주주의의 기초인데, 지켜지고 있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원은 누구나 본인이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될 때 또는 포상, 징계와 관련되거나 심의대상자와 친족 관계에 있었던 경우에 해당 안건의 심의에서 스스로 회피하여야 한다”며 “손 대표와 상당한 친소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분들이 이번 윤리위 의결 과정에서 스스로 회피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에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손 대표와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이 윤리위원장이다 보니 윤리위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았다”며 “제 식구 감싸기, 제 식구 편들기다”고 비난했다. 최고위원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은 이날 손 대표에게 송 원장의 불신임 요구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손 대표는 “윤리위 결정에 대해서 말씀 드리지 않겠다. 윤리위가 독립적이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송 원장이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이라 나와 가까운 것이 문제라고 하는데 이런 부분은 송 원장을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할 당시에 문제 제기를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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