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은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차례로 만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의 특명이라도 받아든 것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민주연구원은 양 원장의 행보에 대해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 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과 싱크탱크 간 정책연구 협약을 맺는 일정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연구원장끼리의 만남을 넘어서 두 광역단체장을 만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관측이다.

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장 독대 당시에는 그저 오지랖 정도로 생각했지만, 국정원장과 만난 것에서 북풍과 관권서거에 대한 흑심을 읽었다. 이번에는 급기야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지사를 차례로 만났다. 몰래 뒤에서 나쁜 행동을 하다가 들키더니 이젠 아예 보란 듯이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사신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 박 시장과 이 지사가 청와대 말을 잘 듣는지, 내년 총선에 잘 협조할 것인지 살펴보라는 대통령의 특명이라도 받든 것 아닌가 싶다”며 “국회 수장에 이어 정보기관 수장을 만나더니 이제 수도권 수장을 모두 훑는 양 원장이 온 나라를 친문정렬 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우려가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직 문 대통령만 떠받들겠다는 ‘문주연구원장’다운 참으로 오만한 행보다.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마저 정당공약 선거전략을 짜내는데 동원하려고 한다. 겉으로는 업무협약·정책개발이라지만, 업무협약이 아니라 총선협약, 정책개발이 공약개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 국민들이 왜 아무런 민주적 정당성도 없는 특정 정당 싱크탱크 수장이 청와대 정무특보마냥 활보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지 답답하다”며 “국민 심판 따위는 두렵지 않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 양 원장의 부적절한 행보들에 말 한마디 못하는 여당의 부끄러움이 여당을 어렵게 만들고 여당을 몰락하게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