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춘숙(가운데) 원내대변인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함께 바닥에 앉아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가운데) 원내대변인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함께 바닥에 앉아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박찬대‧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주요 현안에 대한 기자들과 질문‧답변 시간인 백브리핑을 바닥에 앉아서 했다.

통상적으로 백브리핑일 때 현안과 관련 있는 내용이면 종종 영상 촬영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기자들은 바닥에 앉고 백브리핑을 하는 정당 대변인이나 원내대변인은 서서 답변한다. 하지만 4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이뤄진 백브리핑 현장은 달랐다.

박찬대‧정춘숙 원내대변인은 회의실 옆 복도 바닥에 앉아서 백브리핑했다. 출입 기자들과 눈높이를 맞춘 것이다. 다만,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이른바 ‘바닥 백브리핑’ 모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임 원내지도부인 홍영표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대변인을 한 강병원 의원이 사실상 ‘원조 격’이다.

당시 강병원 의원은 회의나 현안 브리핑 직후 출입 기자들과 함께 바닥에 앉아 백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러한 모습은 강 의원에게 ‘바닥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강 의원은 지난해 8월 시사위크가 국회 출입 기자 101명을 대상으로 한 대변인 선호도 설문조사에서 ‘소통능력이 뛰어난 대변인’을 선정하는 질문에 4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바닥에 앉아 백브리핑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걸레질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모습과 대조된다. 한선교 사무총장은 지난 3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백브리핑을 위해 바닥에 앉은 채 황교안 대표에게 다가가던 기자들 모습을 보고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 해”라고 말했다.

한 총장의 발언은 ‘막말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에 한 총장도 같은 날 해명문을 통해 “기자들의 취재 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라며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사과했다. 다음날(4일)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기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바닥에 앉아 백브리핑한 것은 한 사무총장 발언을 에둘러 비판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바닥 대변인’으로 불렸던 강 의원은 전날(3일) 페이스북에서 한 총장 발언을 두고 “취재할 때 바닥에 앉아야만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기사에만 집중하는 기자들과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할망정, 걸레질이라며 기자들을 모욕하는 선배 언론인. 그 흐릿한 눈을 걸레로 닦아주면 깨끗해지려나”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