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국회파행 출구전략으로 제시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당대표 회동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청와대가 5당 당대표 회동 직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의 단독회동을 제시했지만, 다시 한국당이 ‘3당 당대표’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9일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 쪽의 양보가 없다면 성사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량과 안보문제 외에 현안으로 의제를 넓히자는 한국당의 요구를 수용했고, 제1야당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단독회동까지 받아들였는데 다른 당을 회동에서 제외하는 것만은 수락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3당 당대표 회동을 할 경우, 5당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여야정 상설협의체 자체가 흔들릴 우려도 있었다.

5일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북 식량지원, 외교안보사안 등을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처음 제안했는데 한국당이 의제를 넓히자는 요청을 해서 넓히겠다고 답을 했다. 그 이후 다시 1대 1회동을 제안해왔다. 이미 (4당 대표와) 약속을 했던 바이기 때문에 1대 1 회동만 진행한다거나 먼저 하는 것은 다른 당과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국당의) 제안에 대해서 우리가 계속 융통성을 발휘해왔다. 협상이라는 게 서로 융통성을 발휘하며 밀고당기기를 하는 것인데, 우리는 의제를 넓히고 단독회동 동시제안까지 했다”며 “여기에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3당 당대표만 회동을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그렇다면 나머지 2당 대표를 빼고 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순방 전 마지막 날짜인 7일까지 아직은 시간이 더 있다. 우리는 끝까지 5당 당대표 회동과 1대 1 회동 동시제안에 긍정적 답변이 오길 기다리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협상과정을 언론에 공개한 것을 두고, 여론몰이 ‘꼼수’라고 의심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청와대는 우리 당과의 협상 과정을 언론에 흘렸다. 심지어 제1야당을 배제하고 4당 대표 회동만 추진하려고 한 것 같다”며 “뒤에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께서 진정으로 국회 정상화를 바라신다면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된 불법 패스트트랙을 사과하고 철회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 다음 야당 대표와 일대일로 만나서 경제정책 전환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5당 당대표 회동에 응할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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