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시국선언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자 여권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한기총의 배후로 지목했다.

전 목사는 지난 5일 한기총 대표회장 명의로 개인 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권은 그들이 추구하는 주체사상을 종교적 신념의 경지로 만들어 청와대를 점령하고 검찰, 경찰, 기무사, 국정원, 군대, 법원, 언론, 심지어 우파시민단체까지 완전 점령해 그들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한기총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하여 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여권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식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우리나라 최대 개신교 단체의 대표가 한 발언이 맞는지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자유한국당의 망언 경쟁이 일부 보수 개신교 교단에까지 파급된 것으로 여겨진다. 망언자를 엄중히 징계하지 않고, 면죄부를 주고, 오히려 당대표까지 나서서 망언대열에 동참한 결과가 이러한 사태까지 오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전 목사가 한국 최대의 종교 단체 중 하나인 한기총의 수장인만큼 이번 발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전 목사가 제정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며 “이 같은 일들의 배후에 제1야당 대표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전 목사의 시국선언문은 과도하고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고, 민주평화당 역시 “종교인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여야4당이 전 목사 발언의 부적절함을 지적했지만, 한국당은 전 목사의 발언을 비판하는 대신 한기총의 배후로 황 대표를 지적한 일부 정당 논평에 반박하는 입장을 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일의 배후로 단정 짓고 비난하는 정의당의 논리대로라면 그 어떤 정당보다 문 정권과 보조를 잘 맞춰온 정의당의 배후는 청와대란 말인가. 정의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전 목사는 지난 3월 황 대표가 한기총을 방문했을 당시 “황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발언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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