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략적 투자에 나선 엠디고는 차량 사고 발생 시 탑승객의 부상 위치 및 정도를 파악하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곳이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전략적 투자에 나선 엠디고는 차량 사고 발생 시 탑승객의 부상 위치 및 정도를 파악하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곳이다. /현대차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4차산업혁명은 자동차산업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과거의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이었다면, 앞으로의 자동차는 그 이상의 무궁무진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량에 탑승해 이동과 함께 업무 또는 휴식의 시간을 갖거나, 원격으로 차량을 움직여 주차 및 출차하는 것 등이 현실이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이처럼 자동차산업 전반의 급격한 변화 속에 미래를 주도하고, 선점하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 역시 그 중심에 서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친환경에서부터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대차의 최근 행보는 또 한 번 주목을 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엠디고(MDGo)’에 대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현대차가 손을 내민 엠디고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료 정보 분석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의학박사 출신인 이타이 벤가드(Itay Bengad)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길라드 아브라시(Gilad Avrashi), 알고리즘 전문가 일라이 제라(Eli Zerah) 등이 의기투합해 설립했다.

엠디고가 보유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자동차 충돌사고 발생 시 차량의 각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탑승객의 부상 위치 및 정도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생성된 리포트는 즉각 인근 병원 및 구급차에 전달돼 의료진의 신속·정확한 대응을 돕게 된다.

이처럼 획기적인 엠디고의 기술력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 역시 엠디고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효과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교적 초기에 엠디고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엠디고와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엠디고가 보유한 기술을 현대차 커넥티드카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재도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블루링크 가입자를 대상으로 에어백이 전개되는 사고 발생 시 응급센터에 차량 위치를 자동 전달하는 기능을 제공 중이다. 여기에 엠디고의 기술까지 적용되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사후 대처가 가능해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엠디고와의 협업은 보다 안전한 차량 설계 및 안전시스템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차량에 건강진단 기능을 적용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지영조 사장은 “엠디고는 차량 승객 안전 분야에서 세계적인 AI 분석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고객 안전’이라는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상의 파트너”라며 “차량 응급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한 협업을 시작으로 향후 장기적으로는 차량 내 신기술을 활용한 건강상태 모니터링과 같은 승객 안전 부문의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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