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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바른미래당·애국당의 심상찮은 보수재편 움직임
한국당·바른미래당·애국당의 심상찮은 보수재편 움직임
  • 은진 기자
  • 승인 2019.06.1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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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주최자인 지상욱 의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뉴시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주최자인 지상욱 의원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탈당 후 대한애국당에 합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보수진영 지형도가 재편될 조짐이 감지된다. 총선을 1년 앞둔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던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할 가능성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주최한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원진 애국당 대표는 10일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홍 의원의 입당에 대해 말이 많다. 홍 의원 외에도 여러 의원들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분들이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하게 되면 대규모 탈당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8일 애국당이 주최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한국당의 기천명 평당원들이 태극기를 흔들기 위해 탈당 선언을 할 것”이라며 “저도 참을 만큼 참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한 바 있다. 애국당 관계자는 “(홍 의원이 입당하면)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의 탈당 발언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친박’과 ‘비박’(비박근혜)의 입장 차이가 총선을 앞두고 표면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공천과 무관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한국당 공천룰을 논의하는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 신상진 위원장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책임”을 언급한 만큼 불리한 당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당은 홍 의원이 탈당하더라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탈당 발언에 대해 “저는 직접 듣지 못했는데 진의가 뭔지 알아보는 기회를 갖겠다”고 에둘러 답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정치적인 판단은 본인이 하는 거니까 본인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의원이 재판 중이라 다음 공천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탈당한다고 해도) 따라갈 의원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 바른미래당 토론회에 한국당 대거 참석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지상욱 의원 주최 토론회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20여명 넘게 참석해 이목이 집중됐다. 토론회 주제가 ‘보수와 진보, 무엇이 문제인가’였던 만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참석했지만, 특히 한국당 의원들의 참석 규모가 눈에 띄었다. 한국당에선 나경원 원내대표를 포함해 25명 가까운 의원들이 자리를 채웠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통합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을 지 의원이 맡았다면 국회 정상화가 빨리 됐을 것”이라는 덕담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는 축사에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어느 시대에서나 한 쪽이 한 쪽을 전부 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서로 토론하면서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이 바른 길인지 토론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보수의 가치를 궤멸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지 저희가 끊임없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한쪽에서는 ‘독재의 후예’라고 하고, 또 한쪽에서는 ‘빨갱이’라고 하는 우리의 모습을 자성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국회가 난항을 겪은 결과 모든 피해는 국민에게 간다”고 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는 모두 공화주의의 가치를 수용하고 민주주의 틀 속에서 경쟁·협력하는 민주주의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때 대화와 상생의 정치를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보진영에 속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보수진영의 정계개편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의원은 “혁신 없는 통합은 감동이 없다. 무조건적인 (보수)통합만 주장해서는 내년 선거에서 쉽지 않다. 황교안 대표가 외연 확장이라는 말을 쓴 것을 보면 혁신과 통합을 (동시에) 하겠다는 소리”라며 “바른미래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홍 의원의 애국당 입당 시사는 비록 재판에 계류 중인 셀프 구출 작전이라 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친박 신당 출범 신호”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찬성의원을 절대 용서 안하며 (친박은) 황교안 대표가 이미 버린 카드다. 친박신당이 출범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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