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가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뉴시스
조현민 전무가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지난해 ‘물컵 갑질’ 사건으로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1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는 이날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이며, 정석기업은 부동산 임대사업 등을 영위하는 비상장 계열사다. 조현민 전무는 이날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한진빌딩에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민 전무는 지난해 4월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이 불거지며 거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도중 폭언과 욕설을 퍼부으며 물컵을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조현민 전무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한진그룹은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킨 바 있어 여론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당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조현민 전무를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조현민 전무는 특수폭행·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지며 기소 및 처벌은 피했다.

이후 한진그룹은 행동주의 펀드 등으로부터 공세를 받은데 이어 고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조현민 전무가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그 배경 및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현민 전무는 앞으로 사회공헌 활동의 통합관리 및 신사업 개발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진그룹의 주요 부동산을 관리해온 정석기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조현민 전무의 복귀는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상속문제와도 연결돼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고 조양호 회장이 유언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상속문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었던 바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조현민 전무가 부담감을 딛고 경영일선에 복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우선은 조원태 회장과 행보를 같이하며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현민 전무가 갑질 논란을 뒤로하고 경영일선에 전면 복귀한 가운데,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여부 및 시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밀수 및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당장 복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두 재판 모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결과에 따라 복귀 시점이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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