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무가 한진그룹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가운데, 진에어 제재 해제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주목된다. /뉴시스
조현민 전무가 한진그룹 경영일선으로 돌아온 가운데, 진에어 제재 해제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물컵 갑질’ 사건 이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던 한진그룹 오너일가 3세 조현민 전 한진칼 전무가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다양한 관측과 분석,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컵 갑질’ 사건의 후폭풍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진에어가 또 다시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조현민 전무는 지난 10일, 한진칼 전무이자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하며 서울 소공동 본사로 출근했다. 지난해 4월, ‘물컵 갑질’ 논란으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지 14개월 만이다.

조현민 전무는 지난해 4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지고 폭언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지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 언니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앞서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킨 바 있어 파문은 더욱 컸다. 이에 당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조현민 전무를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게 했다. 이후 조현민 전무는 특수폭행·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결과적으로는 무혐의 및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한진그룹은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행동주의 펀드 및 국민연금의 공세와 마주해야했고, 그 와중에 고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이어 상속 및 경영권 문제를 놓고 남은 가족 사이에 갈등양상까지 나타나면서 한진그룹은 꾸준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시점에 이뤄진 조현민 전무의 복귀는 많은 관측과 분석, 평가를 낳고 있다. 법적으로는 혐의를 벗었으나, 여전히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이른 시점에 복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특히 조현민 전무의 복귀가 진에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주목된다. 조현민 전무가 과거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는 진에어는 ‘물컵 갑질’ 사건이 일으킨 후폭풍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외국 국적인 조현민 전무는 규정상 항공사 임원으로 재직할 수 없는데, 버젓이 이름을 올렸던 사실이 뒤늦게 논란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면허취소 조치까지 내려질 수 있는 중대한 위반사항이었고, 그만큼 파문은 컸다.

결과적으로 진에어는 면허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하지만 신규노선, 신규항공기 도입 등이 전면 중단되는 강력한 제재에 맞닥뜨리게 됐다. 이 같은 제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진에어는 각종 황금노선 배분에서 배제되는 등 실질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현민 전무의 복귀는 진에어 재제 해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의 다양한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재 해제에 대해서는 완강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사건 당사자인 조현민 전무가 경영일선에 복귀한 것을 국토교통부가 곱게 볼 리 없다는 관측이다.

조현민 전무가 복귀한 한진칼은 진에어의 최대주주다. 아울러 돌아온 조현민 전무는 그룹 전반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합해 전담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에 대해서도 조현민 전무의 영향력이 상당히 작용하게 된다는 의미다. 또한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사업,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를 각각 이끌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재 해제가 시급한 진에어의 상황만 놓고 보면 조현민 전무의 복귀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결정”이라며 “그보다 더 큰 그룹 전반의 이유가 작용했겠지만, 진에어 제재 해제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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