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 '69NY', 'DECO'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데코앤이(DECO&E)가 9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 데코앤이 홈페이지 갈무리
여성복 '69NY', 'DECO'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데코앤이(DECO&E)가 9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 데코앤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여성복 명가 데코앤이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만성적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前) 대표이사의 횡령 및 배임 사건이 발생해 경영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데코앤이에 덮친 악재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견 의류 기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 35년 의류 한우물… 현실은 ‘만성 적자’

‘DECO’, ‘69NY’ 등으로 유명한 의류 중견기업 데코앤이(DECO&E). 지난 1985년 설립된 대하패션을 전신으로 하는, 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데코앤이가 난관에 봉착했다. 실적에서부터 상장사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부정적 이슈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의류 명가 지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만성적 적자에 빠진 실적 지표는 좀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데코앤이는 연결기준으로 지난 2010년부터 9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연간 발생하는 손실액은 수십억원 가량으로 연매출 1,000억원 내외 규모인 중견기업이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수준이다. 이 기간 누적된 영업손실액은 707억원에 달한다. 2,000억원을 향해가던 매출도 어느새 5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지난 1분기에 이미 전년과 엇비슷한 10억원의 영업손실이 나오면서 ‘반전 드라마’는 이미 물 건너 간 분위기가 감돈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별도기준으로는 흑자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장기 연속 영업손실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상폐 위기에 횡령 사건까지 ‘엎친 데 덮친 격’

그렇다고 안심할 수 없는 지경이다. 실질적 상장폐지 사유의 화살은 빗겨갔지만, 올해 3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의견거절’을 표명하면서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관리종목으로 된 상태에서 데코앤이는 경영권에 변화를 줘 실질적 상장폐지 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초에는 전제완 전 대표이사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발생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데코앤이는 전제완 전(前) 대표의 혐의와 관련해 지난 6월 3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전 전 대표의 횡령 금액은 총 35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399억)의 8.77%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측은 “고소장 제출 후 진행되는 제반사항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관련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잦은 CEO 교체도 데코앤이의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데코앤이가 본격적으로 적자 터널에 진입하던 2010년 이후 7명의 대표 교체가 이뤄졌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를 이끌어야 할 수장이 1년 남짓 단명한 셈이다. 최근 들어 그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데, 지난 한 해 동안에만 3번의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졌다.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전 전 대표 전임자였던 고성웅 전 대표는 6개월 만에 수장직을 내줬다. 전 전 대표의 수명 역시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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