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영풍 대표이사가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논란으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영풍 홈페이지 갈무리
이강인 영풍 대표이사가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논란으로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영풍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강인 영풍 대표이사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오염 논란이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말 이 대표가 직접 사과문까지 발표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 계속되는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의혹   

영풍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상류 지점인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제련소다. 영풍그룹이 1971년부터 50년 가까이 운영해온 곳으로 아연괴, 황산동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단일 생산공장으로는 아연 생산량 세계 4위를 자랑하는 거대 제련소다. 

국내 아연생산 산업에 중요한 제련소지만, 문제는 환경오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지역사회와 환경단체에선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실제로 환경법 위반이 여러차례 적발됐다. 최근에도 환경법 위반 혐의가 대거 드러났다. 

환경부는 지난 5월 영풍 석포제련소의 무허가 지하수 관정 개발·이용, 폐수 배출시설 및 처리시설 부적정 운영 등 6가지의 법률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관정 33곳에서 채취한 지하수 시료에서는 카드뮴이 공업용수 기준(0.02mg/L)을 크게 초과(0.28~753mg/L)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공장 인근 하천의 카드뮴 농도가 하천 수질 기준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영풍 측은 “단 한방울의 폐수도 낙동강으로 나가지 않았고 나갈 위험도 없다”며 환경당국의 조치에 억울함을 표했다. 하지만 논란이 확대되자 이강인 대표는 지난달 말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최근 조사 결과 공장 인근 하천에서 카드뮴이 검출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제련소 내 카드뮴 공장을 전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과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11일 MBC 'PD수첩'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집중 보도했다. PD수첩은 석포제련소가 주변 수질과 산림, 토양 등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근무환경에 대한 의혹 제기도 있었다. 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보호장구도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는 주장과 질병 유발 가능성이 보도에 담겼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허위와 왜곡 보도가 도를 넘었다”며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다. 영풍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11일 방영된 MBC ‘PD수첩’은 영풍 본사가 석포제련소 근로자에게 제대로 안전장구를 지급하지 않았다거나, 분출된 가스가 암을 유발한다는 식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대구지방노동청에 의해 공정 별로 안전보호장구가 엄격하게 관리감독되고 있고 당사는 그 기준을 지키기 위해 매년 노동자들이 착용하는 보호장구를 개선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당사 소속 직원이 카드뮴 중독으로 인해 사망했거나 중증 질환을 앓고 있었던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 잇단 논란에 이강인 대표 부담↑
 
PD수첩의 취재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영풍 측은 “취재진이 협력업체 직원이라고 속이고 1주일 동안 위장잠입 취재해 몰카로 각종 내부 시설을 찍어간 것은 업무방해와 건조물침입죄 등으로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영풍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 오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26일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열린 ‘언론인 및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공장관계자들과 함께 폐수 처리시설인 정수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각종 논란은 이강인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5년 영풍에 합류한 인사다. 그는 서울대 금속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유타대학교에서 금속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원 출신이다. 한국동력자원연구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서 근무했다. 2016년 영풍의 대표이사에 선임된 그는 줄곧 ‘친환경 경영’을 강조해왔다. 

영풍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CEO 인사말을 통해서도 이같은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친환경 경영과 지속가능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국민 기업으로 (영풍을) 성장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잇단 환경오염 논란은 이같은 의지를 공염불로 만들고 있는 모양새다. 

영풍 측은 이같은 지적에 유감을 표했다. 영풍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석포제련소의 환경 인프라 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투자를 했다”며 “이같은 노력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공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더욱 깨끗한 환경 인프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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