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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9시 드라마’, MBC가 던진 승부수에 엇갈리는 시선
2019. 06. 17 by 이민지 기자 dbsgk4774@sisaweek.com
9시로 평일 드라마 편성 시간대를 옮긴 MBC / MBC 홈페이지 캡처
9시로 평일 드라마 편성 시간대를 옮긴 MBC / MBC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MBC가 저조한 시청률 행보를 깨기 위해 ‘9시 편성’이라는 승부수를 꺼내든 지 한 달 여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5월 22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봄밤’을 통해 첫 선을 보인 ‘9시 드라마’.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평일 드라마의 고착된 방영 편성 패러다임을 MBC가 깨냈다. 직장인 시청자들의 바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드라마 편성표를 바꿨다는 것이 MBC 측의 설명이다.

지난 5월 MBC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드라마 편성의 변화는 노동 시간 단축과 변화하는 시청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선제적 전략”이라며 “KT가 분석한 유동인구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일부터 9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의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체류시간)이 작년 동기간 대비 평균 55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MBC 드라마의 밤 9시 이동은 ‘치킨 게임 양상으로 변해가는 드라마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변화’라는 의미도 담겨있다”며 “최근 드라마 시장은 월화 밤 10시대 5개, 수목 밤 10시대 4개 드라마가 혈투를 벌이고 있다. 결국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는 드라마는 겨우 한두 작품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이번 드라마 편성 변경이 극단적인 경쟁 구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BC는 수목드라마 ‘봄밤’을 시작으로 현재 ‘검법남녀 시즌 2’까지 9시에 방영 중에 있다.

‘평일드라마는 10시 방영’이라는 굳어진 시청자들의 인식을 깬다는 것이 MBC에게도 큰 도전이었을 터. 패러다임 변화에 MBC가 첫 발을 내딛었다는 사실은 분명 큰 의미를 지닌다. 이에 최근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국민일보>를 통해 “고착된 편성표를 깨 시청자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9시에 방영 중인 MBC '봄밤'과 '검법남녀 시즌 2' / MBC '봄밤', '검법남녀 시즌2' 공식 홈페이지
9시에 방영 중인 MBC '봄밤'과 '검법남녀 시즌 2' / MBC '봄밤', '검법남녀 시즌2' 공식 홈페이지

현재 ‘봄밤’과 ‘검법남녀 시즌2’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봄밤’은 시청률 7.0%(닐슨코리아 기준/13일 방송분), ‘검법남녀 시즌2’는 시청률 6.2%(11일 방송분)를 기록 중이다. 각각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 중에 있다. 

하지만 ‘봄밤’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만든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또한 ‘검법남녀’ 역시 탄탄한 스토리와 흥미진진한 전개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9시 시간대’가 통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편성 시간대를 바꾸지 않았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엔 드라마 시장의 큰 고객인 주부들의 반응이 한 몫하고 있다. 네이버 TV에 올라온 ‘봄밤’ 영상 댓글과 ‘봄밤’ 공식 홈페이지 등에는 “(주부들이) 할 일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방영되니) 시청하기 정말 힘들다” 등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판에 박힌 드라마 편성시간에 변화를 준 것은 분명 신선하며 값진 도전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간대 변경보다 의미 있는 것은 콘텐츠의 질이라고 꼬집는다.  ‘9시 드라마’를 유지하기 위해선 양질의 콘텐츠가 따라와야 한다는 의미다. ‘봄밤’ ‘검법남녀 시즌2’ 이후에도 ‘9시 드라마’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