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 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시위대 앞에서 낫을 휘두르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했다. /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 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시위대 앞에서 낫을 휘두르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했다. /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앞 도로에서 낫을 휘두르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낫으로 위협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지만, 당시 정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비판을 샀다. 이날, 김충환 전 의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충환 전 의원은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측이 명성교회 목사직 부자 세습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달려들었다. 그는 명성교회의 현직 장로다. 사실상 평신도행동연대 측과 대척점에 놓여 있는 것이다. 김충환 전 의원이 휘두른 낫에 현수막과 밧줄 연결 부위가 끊어졌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낫을 휘둘렀다. 낫을 뺏기지 않으려고 버티는 바람에 경찰관 여러 명이 그를 붙잡아야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 있었던 평신도행동연대 측은 위협을 느낀 것으로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김충환 전 의원이) 우리를 향해 죽여 버리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김충환 전 의원은 부인하고 있는 상태. 그는 현수막 철거를 위해 근처 철물점에서 낫을 산 것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충환 전 의원을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으나, 추후 위협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충환 전 의원이 장로를 맡고 있는 명성교회는 신도수 10만명을 자랑하는 장로교단 내 최대 교회다. 최근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승계한 것을 두고 도마 위에 올랐다. 소속 교단의 헌법을 어겼다는 점에서 정당성 논란을 산 것. 헌법상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나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

김충환 전 의원은 아들에게 교회를 승계한 김삼환 목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민선 1~3기 강동구청장을 거쳐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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