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 후 친교행사로 해변을 산책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 후 친교행사로 해변을 산책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소식을 앞다퉈 보도하는 등 미국 언론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중단된 북미 대화를 재개하는데 방점이 있다는 게 공통적인 분석이다. 이면에는 북미 대화 재개라는 선물을 안김으로써 무역협상에서의 양보와 홍콩 시위에 대한 국제적 공론화를 피할 목적이 있는 것으로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각) 베이징발 기사에서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함으로써 지난 2월 이후 침체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협상 노력의 한 가운데에 들어가려 하고 있다”며 “몇몇 분석가들은 시 주석이 이틀간의 방문 동안 (비핵화) 회담들을 되살리려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인한 긴장상황, 중국의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이라는 중국 인민대 북한 전문가 청사오허의 말을 통해, 시 주석이 미중 무역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기제로서 북한과의 대화를 제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시 주석과 만날 때 함께 제기하겠다고 한 홍콩에서의 대규모 시위에 대한 문제제기도 막게 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G20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낼 목적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미중 무역갈등의 하위변수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NYT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WSJ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중국의 대북 영향력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중국의 잠재적인 지원을 ‘더 나은 조건의’ 무역협상과 연계시켰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반면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번 방문이 북중관계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며, 중국의 대북제재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발언을 실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북한 지도자와 짧은 회담을 갖고 교착상태에 빠진 대화를 재개하려는 동기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이 미국을 대신하여 (북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것을 꺼리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평양의 북중 친선탑을 방문할 것이며 이번 방문은 양국 관계와 미래에 큰 의미를 갖는다”는 송타오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의 발언을 인용, 북중관계 강화가 시 주석의 방북 핵심 의도일 것으로 분석했다. 북중 친선탑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과 함께 미군에 맞서 싸운 중국인들을 기념하는 상징물이다.

미 국무부도 시 주석의 방북이 중국의 대북제재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동맹국과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미국은 동맹국과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