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스트리스 패션 등 K-뷰티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액이 감소하며 전년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 삼성물산 홈페이지 갈무리
신흥 스트리스 패션 등 K-뷰티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분기 매출액이 감소하며 전년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 삼성물산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 비주류에서 탄생한 스트리트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등 침체된 업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전히 침체된 분위기 속에 빠져있는 듯 한 모습이다.

◇ 유망 산업 된 패션… 1위 업체는 경영효율화 ‘급급’

뷰티와 식품에 이어 패션 분야가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수식어인 알파벳 ‘K’를 달게 됐다. 기존 제도권 기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디자인을 앞세운 국산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중국 1020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패션 산업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산업연구원에서 발간된 ‘한국 패션의류산업의 구조고도화 전략’이란 보고서를 보면, 2014년 이후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감소세로 반전된 패션의류 수출은 지난해 21억 달러를 기록하며 5년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세계경기 회복 속에 기저 효과가 더해진 영향도 있지만, 백화점에 입점해 대기업 계열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신흥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성장도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산업이 부활의 기재를 펴면서 정부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패션을 농수산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의약품과 함께 5대 유망소비재로 선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지난 1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활력대책회의 자리에서 “2022년까지 5대 소비재 수출액 350억 달러를 달성 하겠다”고 밝혔다.

패션이 국가 경제를 떠받칠 전도유망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업계 1위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급급한 상황에 놓여있다. 장기간 1%대의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던 업계에 모처럼 활력이 돌고 있지만, 국내 최대 패션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애지중지 키운 브랜드 정리를 통한 경영효율화 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삼성물산은 20년간 운영해온 이탈리아 남성복 ‘빨질레리’를 철수키로 결정했다. 갤럭시, 로가디스 등 보급형 남성복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브랜드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패션과 엔터(YG엔터테인먼트) 업종의 두 ‘공룡’이 손을 잡아 화제를 모았던 캐주얼 브랜드 ‘노나곤’의 중단 결정이 내려진 지 직후 내려진 결정이라 시장의 충격은 컸다.

삼성물산 패션이 잇따라 브랜드를 철수하게 된 건 부진한 실적과 연관이 깊다. 1조8,500억 가량이던 연매출은 1조7,50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수출길이 좁아지면서 전체 산업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수출로만 7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삼성물산 패션의 관련 수익은 40억대를 기록 중이다. 매출 규모가 줄면서 삼성물산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던 패션의 비중은 지난 3년 사이 8%p 감소해 5%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전망도 썩 밝지 못하다. 지난 1분기 매출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4,573억원에 그쳤다. 다만 수익성 재고를 통해 영업익을 흑자 전환시켰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삼성물산 패션이 시장 트렌드를 전혀 읽지 못한 건 아니다. 메종키츠네, 브룩스, 빈폴스포츠 등을 통해 업계 큰 손이 된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회춘’ 노력이 시장에 적중하지 못했다는 걸 보여줘 더 뼈아픈 결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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