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하나투어가 해외 여행사에 지급해야 할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 하나투어 홈페이지 갈무리
업계 1위 하나투어가 해외 여행사에 지급해야 할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 하나투어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해외 여행사에 지급해야 할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갑질’ 의혹에 휘말렸던 하나투어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된 관련 의혹에 대해 하나투어가 마침내 잘못을 인정했다.

◇ 미수금 논란에… “비용 미지급 행위 있었다”

최근 여행업계 최대 화두로 떠올랐던 하나투어의 갑질 논란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사업 파트너인 해외 현지 여행사에 지급해야 할 대금 지급을 미룬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하나투어가 공식 사과했다.

하나투어는 18일 자사 홈페이지에 김진국 대표이사 명의로 된 사과문 형식의 팝업창을 띄었다. “SBS의 보도와 관련하여 사과드립니다”라고 시작하는 해당 팝업은 보도 내용을 인정하며 앞으로 재발 방지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김 대표는 “하나투어는 협력사와 상생한다는 경영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일부에서 부족한 모습이 발견됐다”며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뉴스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가 되도록 외부 전문 조사인도 선임했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과거의 문제를 개선하고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사과문은 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하나투어닷컴’이 아닌 기업 홈페이지 성격의 ‘하나투어컴퍼니닷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하나투어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외부 전문 조사인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이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사와 평등하지 못한 관행이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는 최근 SBS 보도를 통해 외부에 알려지게 됐는데, 홍콩 현지 여행사(랜드사)에 지상비(현지 여행 경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도매상 역할을 하는 하나투어는 각국 현지에서 여행 프로그램을 실질적으로 진행하는 랜드사에 지상비를 지급한다. 지상비는 청구기간 내 청구돼야 하는 게 원칙이다. 그래야 협력사인 여행사들도 급여 지급 등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나투어가 임의대로 돈을 건 내 여행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 ‘외부 기관 조사’… 이중장부 존재 밝혀지나

실제 SBS가 입수한 홍콩 여행사 송장을 보면 ‘미수’와 ‘과수’라는 항목이 등장한다. 하나투어 측에서 주지 않은 미지급금이 있었고 다른 여행 프로그램에 이를 얹어서 주는 비성장적 회계 처리가 있었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행위는 상장기업인 하나투어의 실적을 조작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지적됐다. 세금은 물론 주주들의 투자 판단에 혼란을 야기해 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나아가 미수금을 따로 기록하는 이중장부를 갖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 10일 하나투어는 “일부 지상비를 미지급한 적은 있다”면서도 “회사차원의 이중장부는 절대 없고, 의도적으로 실적조작을 꾀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경영진의 지시에 따른 조직적 행위가 아님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로부터 8일 뒤인 지난 18일 하나투어는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외부의 지적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공식화 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보도 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미지급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와 관련된 내용을 조사를 통해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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