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백자이동궁명사각호’·‘중화궁인’ 공개

/ 라이엇 게임즈
라이엇 게임즈가 환수에 성공한 '중화궁인(왼쪽)'과 '백자이동궁명사각호(오른쪽)'/ 라이엇 게임즈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라이엇 게임즈가 올 들어 3점의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하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롤 유저들이 스킨을 구매할때마다 문화재 환수에 일정 금액을 보탠 셈이다. 

◇ 백자이동궁명사각호·중화궁인 환수 지원… 올 들어 세번째

19일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개발·유통사 라이엇 게임즈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우리 문화재, 고국의 품에 안기다: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언론공개회’를 진행했다.

공개회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건길 이사장, 국립고궁박물관 지병목 관장, 라이엇 게임즈 박준규 한국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환수 완료를 발표한 문화재 두점은 모두 조선 왕실 유물이다. 

우선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조선 19세기에 왕실 및 관청용 도자기 제조장인 분원 관요에서 제작한 백자 사각호다. 바닥면에 정조의 딸이자 순조의 누이인 숙선옹주의 궁가로 추정되는 ‘이동궁’이 새겨져 있다. 백자 대부분은 대력적인 연대 구분만 가능하나, 백자이동궁명사각호는 명문을 통해 시기를 판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공개회에서 서준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사는 “이동궁은 조선 숙종 때 숙선옹주가 ‘이동’으로 시집갔다는 기록을 통해 1804년 쯤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궁가용으로 제작돼 당시 가장 높은 수준의 백자일 확률이 높아 도자기 역사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화궁인’은 조선 왕실에서 쓰였을 것으로 추측되는 인장이다. 손잡이가 서수(상서로운 짐승) 모양으로 조각돼 있고, 도장의 글씨는 전서와 해서가 혼용된 독특한 형태다. 인장을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중화궁은 현재 남아 있지 않지만, 승정원일기 등 옛 문헌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고령층에 라이엇게임즈는 낯선 이름이지만 문화재 관련 종사자에겐 다르다”며 “문화재 보호·환수를 돕는 천군만마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두 점의 조선 왕실 유물은 지난 3월 각각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된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견해 라이엇 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유물들은 향후 조선왕실유물 전문기관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 및 보존할 예정이며 향후 연구 및 전시 등을 통해 소개 및 활용될  전망이다. 

◇ 박준규 대표 “게임 이용자들에 더욱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

이번 문화재 환수로 라이엇 게임즈는 2014년 ‘석가삼존도’, 2018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2019년 4월 ‘척암선생문집 책판’ 환수에 이어 네 번째, 다섯번째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이는 라이엇 게임즈가 매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 수 억원 규모의 국외문화재 환수기금을 조성하고 시의적절하게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해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협약을 체결하고 약 8년간 누적 50억원 이상을 기부해 왔다.

그간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뿐만 아니라 ▲서울문묘 및 성균관과 주요 서원 3D 정밀 측량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지원 ▲4대 고궁 보존 관리 ▲미국 워싱턴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등 소중한 문화유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2017년 외국계 기업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준규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대표는 “이번에 높은 가치와 희소성을 지닌 조선 왕실 유물을 두 점이나 환수에 성공해 매우 뿌듯하다”며 “특히 올해 들어 벌써 세 점의 국외 소재 문화재를 환수하는 데 기여하는 등 라이엇 게임즈의 문화재 보호 및 지원 활동이 가속도를 내고 있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팬들의 댓글을 살펴보면 게임 팬들이 문화재 환수에 동참하고 있다는 인식을 엿볼수 있다”며 “문화재 환수 사업을 지속해서 후원할 것이고 게임 이용자들에게 이 사업을 더욱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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