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전국우정노조 지부장 상경 투쟁 결의대회’에서 한 조합원이 피켓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3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전국우정노조 지부장 상경 투쟁 결의대회’에서 한 조합원이 피켓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아직 1년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죽음의 일터’가 된 우체국 집배원들의 이야기다.

지난 19일, 또 한 명의 우체국 집배원이 세상을 떠났다.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으로 일하던 40대 집배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평소와 달리 출근을 하지 않자 집으로 찾아온 동료 집배원이 그를 발견했다. 평소 건강상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그는 과로사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5월 13일엔 충남 공주우체국 소속 30대 집배원이 돌연 세상을 떠난 바 있다. 그 역시 과로사가 원인으로 추정됐다. 이렇게 올해 세상을 떠난 집배원은 벌써 9명에 달한다. 지난 10년으로 넓혀보면, 200명 이상의 집배원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말 그대로 ‘죽음의 일터’로 전락한 모습이다.

노동계에서는 과도한 업무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지난 19일 숨진 집배원은 전날에도 평소보다 많은 택배물량으로 인해 격무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에 달한다. 임금노동자 평균이 2,052시간인데, 이보다 700시간가량 많다. 보통의 임금노동자보다 평균 하루 2시간 이상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은 온전한 주5일제 도입과 인력확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고, 쟁의 절차를 밟아 총파업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명의 집배원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면서 노조의 목소리를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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