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 속에 지난해 6월 취임했던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이 취임 1주년을 즈음해 발표된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게 됐다. /뉴시스
낙하산 논란 속에 지난해 6월 취임했던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이 취임 1주년을 즈음해 발표된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낙하산’ 꼬리표가 붙은 채 지난해 6월 취임했던 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2018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발표했다.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128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과 57개 기관의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을 평가한 결과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기관평가 부문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에 포함됐다. 35개 공기업 중 D등급 이하를 받은 것은 총 5곳인데, 그랜드코리아레저도 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128개 공기업·준정부기관으로 확대하면 총 17곳(13.3%)이 D등급 미만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취임해 재임기간이 6개월을 넘긴 유태열 사장은 ‘경고조치’ 대상 기관장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기관평가가 D등급 미만인 곳의 기관장 중 재임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엔 경고조치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이번에 ‘경고조치’를 받게 된 기관장은 유태열 사장을 포함해 총 8명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앞서 ‘2017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아주 미흡’에 해당하는 E등급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D등급으로 한 계단 올라섰지만, ‘낙제점’에 해당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유태열 사장은 ‘2017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가 발표된 뒤 내부적으로 ‘경영혁신회의’를 주재하며 적극적인 혁신을 주문한 바 있으나,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말았다.

특히 이번 결과는 전면 개편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경영실적 평가라는 점에서 유태열 사장의 입장이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이번부터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반영해 평가 기준을 대폭 개편했다. 사회적 가치 및 공공성의 비중이 높아진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경찰 출신인 유태열 사장은 지난 대선 당시 퇴직경찰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민생치안확립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러한 행적을 반영하듯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줄곧 ‘사회적 가치’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작 사회적 가치의 비중을 높인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으며 체면을 구기게 됐다.

뿐만 아니다. 유태열 사장은 이번 결과로 인해 올해 경영성과가 무척 중요해졌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E등급을 받거나 2년 연속 D등급에 그친 경우,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이 된다. 올해 경영실적 평가에서만큼은 최소 C등급 이상이 절실한 유태열 사장이다.

이처럼 갈 길이 바쁜 유태열 사장이지만, 전망 또한 그리 밝지 않다. 경찰 출신인 유태열 사장은 애초부터 낙하산 논란은 물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경영실적 평가 결과는 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을 키우는 꼴이 됐다.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가 필요한 시점인데, 취임 첫해 낙제점을 받은 유태열 사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전망도 지난해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취임 1주년 즈음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유태열 사장이 잔뜩 낀 먹구름을 걷어내고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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