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암흑기를 보냈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암흑기를 보냈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초 2,5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연말 300만원대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어느덧 1,300만원대 고지를 다시 회복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2018년 혹독한 ‘암흑기’를 보냈던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5일을 기해 1,3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앞서 지난 22일 1,300만원 고지를 잠시 넘어섰다가 하락한 뒤 3일 만이다. 그보다 앞서 비트코인 시세가 1,300만원을 기록했던 것은 지난해 2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4월 이후 본격화됐다. 3월까지만 해도 400만원대에 머물던 시세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더니, 5월엔 모처럼 1,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계속된 상승세는 급기야 1,300만원대까지 점령했다.

이는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던 2017년과 비슷한 상승세다. 다만, 분위기와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당시에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투기 대상’으로 여겨지는 측면이 컸다. 걷잡을 수 없이 시세가 오르더니, 이내 거품이 사라지듯 추락한 이유다. 특히 국내 암호화폐 시세는 전 세계 시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보여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상승세는 뚜렷한 호재와 맞물려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발표한 암호화폐 관련 규제 권고안이다. 이 권고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암호화폐를 자산개념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안착하는데 있어 중요한 변화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의 행보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페이스북 내년 출시 예정인 자체 암호화폐인 ‘리브라’를 최근 공개했다. 이는 암호화폐가 지닌 가치 및 가능성을 페이스북이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한 차례 거센 광풍이 지나간 이후 투기행태가 크게 줄어든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17년의 상승세가 ‘묻지마 투기’ 성격이었다면, 최근엔 그러한 투기양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때문에 이러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점차 연착륙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암호화폐 전문가는 “암호화폐에 대해 부족했던 인식 및 제도적 준비가 하나 둘씩 갖춰져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이제는 암호화폐가 투기 대상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보다 안정적이고 빠르게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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