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국내 생태계는 여전히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국내 생태계는 여전히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올해는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0주년 되는 해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의 진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런데, 국내 상황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 페이스북까지 뛰어든 ‘블록체인’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IT기업들도 블록체인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일정 주기로 데이터가 담긴 블록을 생성한 후 이전 블록들에 체인처럼 연결하는 방식으로,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뜻한다. 암호화폐는 이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화폐로, 별도의 금융 기관 보증 없이도 안전하게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블록체인 사업 ‘리브라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자체 암호화폐인 ‘리브라’를 출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20년 블록체인의 사업적 부가가치 연간성장률은 12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30년 블록체인의 사업적 부가가치는 3조달러(약 3,500조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에 속도를 높이는 이유다. 초기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 갈 길 먼 한국… 박성준 교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리 못해”

문제는 국내 상황이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은 발전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블록체인의 초기시장 형성과 글로벌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도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블록체인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대부분의 국내 블록체인 사업들이 기술적인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 확산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 모범사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규제 완화 속도가 더뎌 관련 시장 전체가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정부는 2017년 9월부터 모든 형태의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있다. 투자 위험성이 높고 국제적 규율체계도 확립돼 있지 않은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미국, 영국, EU, 캐나다 등에서는 민간 부문의 ICO를 일부 인정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연구센터의 박성준 센터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지금 공개하지 않는 글로벌 대기업들도 전부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고 도태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블록체인 시장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따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성준 센터장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생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비전과 그 목표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도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 센터장은 “그러나 정부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시장 선점은 힘들 것이라고 본다”며 “블록체인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암호화폐가 필요하다. 암호화폐를 배제하고 블록체인만 살릴 수는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블록체인이 ‘제2의 인터넷 생태계’라고 한다면 암호화폐는 생태계에 필요한 하나의 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하나의 산업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 정부의 입장은 산업을 키우지 않고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도 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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