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의 천막을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2차 강제철거를 예고했다. /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우리공화당의 천막을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2차 강제철거를 예고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공화당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요지는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을 자진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시위자를 추모한다는 목적으로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한 대한애국당의 전신이다. 

앞서 서울시는 천막이 설치된 지 46일 만인 25일 행정대집행에 착수해 천막을 철거했으나, 이에 반발한 우리공화당이 천막을 재설치하며 갈등이 고조된 상태다.

박원순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JTBC뉴스룸에 출연해 “천막을 재설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무가내로 500여명이 몰려와 현장에 있던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폭력으로 대응하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시민의 인내에 한계가 왔다. 즉각적으로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철거하기를 기다렸지만, 폭력성이 완전히 증명된 상황에서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다. 박원순 시장은 우리공화당 측에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천막 철거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적 행태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공무집행방해치상을 적용하겠다는 것. 천막 철거에 들어간 비용 2억원에 대해 조원진 대표의 월급을 가압류하는 것은 물론 간부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끝까지 받아낼 생각”이다. 향후 서울시가 2차 철거를 진행하면 우리공화당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은 더 늘어난다.

박원순 시장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때로는 행인들에게 폭행과 욕설을 하는 집단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서울시가 허용했던 세월호 천막과는 선을 그었다. 세월호 천막의 경우 당시 박근혜 정권 중앙정부 요청에 따라 합법적으로 설치된 반면 우리공화당이 설치한 천막은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무단 점거라는 것. 그는 “합법적으로 설치된 천막과는 같은 동일선상에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은 서울시의 방침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철거 5시간여 만에 다시 천막을 세운 우리공화당 측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천막의 규모는 이전보다 2배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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