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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박서준·김주환 감독, ‘사자’로 한국형 유니버스 꿈꾼다
2019. 06. 26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사자’가 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 (왼쪽부터) 우도환·김주환 감독·안성기·박서준. /뉴시스
영화 ‘사자’가 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 (왼쪽부터) 우도환·김주환 감독·안성기·박서준.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청춘 수사 액션 영화 ‘청년경찰’로 565만 관객의 선택을 받으며 2017년 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았던 김주환 감독과 박서준이 영화 ‘사자’로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충무로 대표 배우 안성기와 떠오르는 루키 우도환이 힘을 더했다. 탄탄한 라인업과 새로운 스타일의 오컬트를 앞세운 영화 ‘사자’가 올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

‘사자’는 격투기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렬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격투기 선수와 구마 사제라는 접점이 없는 두 캐릭터의 만남은 전에 없던 새로운 설정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과감한 장르적 시도와 강렬한 판타지, 액션의 볼거리까지 더하며 색다른 재미를 예고해 기대를 더하고 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은 26일 진행된 ‘사자’ 제작보고회에서 “선과 악의 거대한 싸움이 있는 영화”라며 “선을 위해 싸우는 사람과 악을 통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 ‘사자’로 돌아온 김주환 감독. /뉴시스
영화 ‘사자’로 돌아온 김주환 감독. /뉴시스

김 감독은 “한국 영화에서 마블 유니버스나 컨저링 유니버스처럼 세계관을 펼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과거 프랑스에서 본 대천사가 악마를 누르고 있는 조각상에서 영감을 얻었다”면서 “박서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자’가 시작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김주환 감독은 ‘사자’ 세계관 구축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 영화에서 유니버스 영화에 필요한 판타지적인 요소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들은 다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안에서 동시대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한 것 같다. 쉽게 말하는 히어로 같은”이라며 “이 영화를 통해 필요한 인물들이 많이 구축이 된 상태다. 연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관객들의 평가에 달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안성기나 우도환에게 아직 이야기하지 않은 부분이지만, ‘사자’ 이후 더 뻗어나갈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자’는 오컬트 무비를 표방한다. 앞서 비슷한 장르의 영화 ‘검은 사제들’(2015, 감독 장재현)과 ‘사바하’(2019, 감독 장재현)가 관객을 만난 바 있다. 김주환 감독은 해당 작품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훨씬 스케일이 큰 세계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톨릭을 넘어 샤먼적인(초자연적인) 부분도 더 담겼다”면서 “더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드리기 위해 영적 세계라는 큰 유니버스를 갖고 와서 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전작인 ‘청년경찰’과도 전혀 다른 매력을 예고했다.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과는 비교가 어려울 것 같다”며 “‘청년경찰’이 잘 된 이유는 그 당시에 굉장히 새로워서 관객들이 반응했다고 생각한다. ‘사자’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지점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장르가 우리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고, 재밌을 수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자’를 통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예고한 박서준. /뉴시스
‘사자’를 통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예고한 박서준. /뉴시스

◇ 박서준, 강렬한 캐릭터 변신 예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대세’로 자리매김한 박서준은 ‘사자’에서 악과 마주한 격투기 챔피언 용후로 분한다. 그는 “용후는 닉네임이 사신인 격투기 챔피언”이라며 “어느 날 악몽을 꾼 뒤 손에 상처가 생기게 된다. 그 상처로 인해 안신부를 만나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청년경찰’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박서준은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보였던 모습과는 다른 강렬한 캐릭터 변신을 예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그동안 제가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서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하고 긴장되고 설레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박서준은 새로운 모습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역할은 늘 하고 싶었던 캐릭터인 것 같다”면서 “김주환 감독이 그런 부분을 구현해준다는 것에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연기하면서 어떻게 그려질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계속 물음표가 있었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런 고민의 흔적들이 보이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고, 관객들이 이질적인 느낌보다 신선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박서준은 한층 성숙된 연기뿐 아니라 캐릭터를 위해 격투기부터 와이어 액션·CG 액션까지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에서 글로만 봤을 때는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그게 아니더라”라고 전해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어 “또 CG로 채워지는 장면들이 있어서 상상만으로 표현해야 했다”며 “그런 어려운 지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촬영이 끝나면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김주환 감독도 박서준의 열연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며 “맨날 저한테 속아서 고생을 한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거라고 믿는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그는 두 작품을 함께한 박서준에 대해 “페르소나보다 동지”라면서 “그에게서 배우는 게 너무 많다”고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안성기가 ‘사자’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뉴시스
안성기가 ‘사자’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뉴시스

◇ 안성기, ‘끝판왕’ 온다 

‘사자’는 안성기의 스크린 복귀작으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극중 안성기는 악을 쫓는 구마 사제 안신부 역을 맡았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첫인사를 건넨 그는 “해마다 영화는 했는데, 관객과의 만남이 적었다. ‘사자’를 통해서 많은 관객들과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안신부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이 있었다”고 ‘사자’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또 안성기는 “대단한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나이가 들면 노쇠한 느낌을 준다. 나이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럼에도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영화를 통해 그런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욕심을 냈다”고 설명했다.

안성기는 안신부를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노련하게 보여야겠다는 것이 첫 번째였다”라고 밝힌 뒤 “두 번째는 어떤 일을 할 때는 굉장히 진지하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모습이지만, 일 외적으로는 아버지같이 푸근하고 부드럽고, 더 나아가서 유머까지 있는 그런 사람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자’에서 안성기는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묵직한 존재감으로 안신부를 완벽 소화한 것은 물론, 라틴어와 액션 연기까지 도전하며 새로운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 그는 라틴어 대사를 완벽히 재현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주환 감독은 안성기를 향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매체들에서 구마 사제를 다뤘는데, ‘끝판왕’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실제로 안성기 선배가 오면서 영화 곳곳에 필요한 지점들이 채워지는 걸 봤다. 역시 최고라고 생각했다”고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안성기는 “시나리오 쓸 때부터 나였더다라”라며 “오죽하면 ‘안’신부라고 했겠나”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박서준도 “‘청년경찰’ 시사회 때 감독님이 안성기 선배님을 초대했는데, 그때부터 이미 오늘을 기대하고 계셨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안성기는 올해로 데뷔 62주년을 맞는 국민배우다. ‘사냥’(2016) 이후 상업영화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는 “거리를 다니는 것이 예전보다 자유로워졌다. 아주 편하다”라며 “특히 젊은 친구들은 못 알아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그래서 배우로서 은근히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자’로 풀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 “성당에 다니는데 벌써 SNS를 통해 ‘사자’에 대해 접하고 반응이 오고 있다. 많이 도와 달라. 거리에 다닐 때 느끼는 불편함은 감수하겠다”고 남다른 내공의 입담을 자랑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우도환이 ‘사자’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뉴시스
우도환이 ‘사자’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뉴시스

◇ 우도환, 새로운 악인의 탄생  

충무로가 주목하는 라이징 스타 우도환도 ‘사자’와 함께 한다. 극중 그는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 지신 역을 연기한다.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게 된 그는 “너무 많이 떨린다”며 “정말 좋은 선배님들과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 나에게는 또 한 번의 시작이지 않을까 싶다. 떨린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머릿속이 하얗다”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우도환은 김주환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사자’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는 머릿속으로 잘 그려지지 않았다”면서 “이 글이 과연 어떻게 영상화되고 될지 의아하기도 했고, 긍정적인 생각은 아니었다. 자신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김주환) 감독님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나니 믿고 가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함께 하면 나도 또 다른 세계를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자’를 선택한 이유의 99.9%는 김주환 감독님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도환은 영화 ‘마스터’(2016)에서 킬러 스냅백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사자’에서도 악역을 소화하게 된 그는 새로운 악인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해하는 사람이 아닌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며 “지신은 남을 쉽게 속이고 현혹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빨리 캐치하고, 말투나 비슷한 단어들을 쓰는 지능범이다. 그런 점에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인간적인 악인을 표현하고 싶었고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우도환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세밀한 연기뿐 아니라 5시간이 넘는 특수 분장을 소화하는 등 열정을 불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할 때는 너무 힘들고 옆에서 해주는 분들도 같이 지치고 그랬는데, 하고 나서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보면 조금 더 버티자는 마음이 생겼다”면서 “계속 조여 와서 답답함도 있었고, 액션 연기를 펼칠 때도 (특수 분장이) 찢어지지 않게 합을 맞춰서 조심스럽게 촬영해야 했다. 하나하나 공들여서 재밌게 만든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다. 

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유니버스를 예고한 ‘사자’는 오는 7월 3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