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LCC업계가 안전성 강화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뉴시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LCC업계가 안전성 강화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격경쟁력이 최대 특장점인 LCC는 그동안 안전성에 대해선 못미더운 시선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선입견이 굳어진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 비용 최소화를 추구하다보니 뛰어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LCC업계에서는 안전성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파른 성장과 더불어 고객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에어부산은 최근 국내 LCC업계 최초로 ‘정밀 접근 착륙절차(RNP-AR, Required Navigation Performance-Authorization Required)’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RNP-AR’은 항공기에 탑재된 항법 장비를 인공위성 GPS 신호와 연동해 정밀한 접근 및 착륙을 가능하게 하는 절차다. 기존에는 지상의 항행안전시설의 도움이 필수였다면, ‘RNP-AR’은 위성 기반 GPS 항법의 정확도를 함께 활용해 비행하는 최첨단 항법 절차다. 안개나 폭우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밀한 착륙이 가능해진는 점이 최대 장점이며, 안전한 운항은 물론 기상으로 인한 항공기 결항률도 감소시킬 수 있어 에어부산 이용객들의 편의가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부산은 우선적으로 해당 장비가 탑재돼있는 5대의 항공기를 대상으로 ‘RNP-AR’ 운항을 적용할 계획이며, 향후 대상 항공기를 점차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까지 관련 규정 개정과 운항승무원 대상 교육·훈련을 완료한 후 국토부 승인을 거쳐 연내에 ‘RNP-AR’ 운항을 실시할 예정이다.

에어서울은 지난 4월부터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3D 애니메이션 안전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자회사인 ‘LICO’와의 협업으로 인기 캐릭터 ‘황구’를 활용해 만든 안전영상이다. 여기에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정형석 성우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기존의 안전영상이 딱딱하고 형식적이었다면, 에어서울이 선보인 안전영상은 보고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상시 대처방법 등을 보다 집중해서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승객 안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티웨이항공 신입 객실승무원이 소방안전 훈련을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신입 객실승무원이 소방안전 훈련을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

항공기 안전을 일선에서 책임지는 승무원에 대한 교육도 진화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소방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신입 객실승무원에 대해 소방안전 훈련을 실시했다. 현직 소방관들과 함께 진행된 이번 훈련은 이론 및 화재진압훈련(소화기 사용법, 장비 사용법, 농염훈련)과 인명구조훈련, 장애물 극복훈련(사다리, 지형물 극복, 낙하훈련) 등 고강도 실전 훈련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티웨이항공은 객실승무원 뿐 아니라 객실승무원 교육교관과 운항승무원, 공항지점 직원들에 대해서도 소방안전 훈련을 실시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방침이다.

국내 LCC업계 선두주자인 제주항공은 올해 초부터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객실승무원 안전교육 프로그램에 VR(가상현실)을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 VR기기를 착용하고 난기류 상황이나 비상착륙 상황을 직접 대응하는 방식이다. 한층 실전 같은 훈련이 가능해 비상상황 발생 시 승무원 대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항공은 향후 VR훈련에 더 많은 시나리오를 적용할 방침이다.

진에어는 이미 철저한 승무원 교육이 빛을 발한 바 있다.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 세관신고장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중국인을 진에어 객실승무원들이 구한 것이다. 응급환자를 발견한 진에어 객실승무원 3명은 평소 받은 훈련대로 침착하게 대응했으며, AED(자동심장충격기)를 활용해 환자의 호흡과 의식을 회복시킨 뒤 소방대원에게 인계했다.

LCC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및 노선 확충이나 수익성 향상 못지않게 안전성 강화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전성 강화를 위해 각양각색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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