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입각설이 여의도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뉴시스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입각설이 여의도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조국 민정수석이 다음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것이라는 설이 여의도 정치권을 강타했다. 조국 수석의 입각을 기정사실화하고, 다음 총리가 누구냐에 더 관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 차출돼 부산지역 선거판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라는 점에서 한국당 내부의 당혹감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조 수석의 입각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대상, 시기, 인사 아무것도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역으로 해석하면, 이는 조 수석이 후보자 중 한 명임을 부인하지 않은 셈이 된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조 수석의 입각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크게 반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경질 됐어도 몇 번은 됐어야할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된다고 한다”며 “대한민국 헌법질서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공수처 설치부터 청와대 인사검증 부실 논란, 특감반 사찰의혹 등 정치적 현안에서 조 수석의 자진사퇴를 주장해왔던 만큼, 한국당의 반발은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 민주당 선거전략에 대한 빗나간 예측

다만 조 수석의 입각은 전혀 예상치 못한 카드라는 점에서 한국당 내 전략통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초 여의도 정가에서는 정부여당이 미는 유력한 대선주자로 조 수석을 유력하게 봤다. 이에 총선출마로 화려하게 정계에 데뷔하고, 차기 대선후보로 메이킹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이 대다수였다. 더구나 PK(부산·경남)지역은 다음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조 수석이 당선만 된다면 차기 대선까지 고속도로가 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조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의 문재인 민정수석과 같은 상징성이 누구보다 크다. 문 대통령의 후계자로서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선거와 국회경험 없이 대선을 뛴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다음 총선에는 출마할 것으로 봤다. 당내에서 냉정하게 선거판을 읽는 전략통들도 대부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그런데 만약 지금시점에서 입각을 한다면 총선 불출마는 물론이고 나아가 대선에도 뜻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진짜 문제는 한국당이 청와대와 민주당의 동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확인됐다는 점이다. 상대가 있는 게임에서는 자신 보다 상대방의 패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선거판에서도 고금의 진리로 통한다. 이에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기초로 원점에서 다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사석에서 “조 수석이 출마를 하든, 입각을 하든 전체 선거에 큰 영향은 없다고 보지만, 민주당 주요인사에 대한 성향이나 권력 동향에 대한 점검이 면밀하지 못했던 측면은 있는 것 같다”며 “공천과정에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각개전투 양상이 되겠지만, 큰 그림을 보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시민 이사장의 현실정치 복귀 가능성을 특히 한국당에서 크게 보고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판단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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