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외협력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황교안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외협력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황교안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합의를 뒤집은 이후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국회 파행 사태가 길어지면서 한국당이 여야 교섭단체 간 합의된 사항마저 거부하자 ‘한국당 책임론’이 불거진 영향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역구 민심을 의식해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4~26일 실시해 27일 발표한 6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p 상승한 42.1%, 한국당 지지율은 0.8%p 내린 29.2%를 기록했다. 한국당의 지지율은 지난주 30.0%에서 20%대로 떨어졌고, 민주당은 지난주 38.0%에서 40%대를 회복했다. 두 정당 간 격차는 지난주 8.0%p에서 12.9%p로 벌어졌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리얼미터는 “한국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 번복(24일)이 정당 지지율 변화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국회 정상화 무산 이후 중도층 지지세가 상당 부분 민주당 쪽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 합의 번복 타격에도… “좌파가 언론 장악” 인식 미비

당 지지율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당내에서는 국회에 등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할 일이 많고 국민들 불안해하시니까 국회에 들어가서 제1야당의 의무로서 문재인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파헤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 해달라고 하는 요구에 우리가 부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정부여당의 양보안이 없어서 사실 등원에 여러 가지 명분상 어려움이 있지만, 어찌 보면 국민에게 지는 것이 진정 이기는 정치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의원총회에서 결단을 내려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국민들께서는 밖에서 싸우는 것은 이제 충분히 했고 들어가서 더 세게 싸워 달라, 국회에서 속속들이 현재의 문제점 파헤쳐달라는 요구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도 최근 “국민 입장에서 봤을 땐 지금 경제도 폭망, 안보도 실종 상황인데 정말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국회 정상화 부분은 여야4당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 관점에서 봤을 때 결심하고 결단할 필요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날(26일) 여성당원 행사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번지며 당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고 여성 당원의 사기를 증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에서 여성들이 바지를 내리고 속바지만 입은 채 춤을 추는 퍼포먼스가 펼쳐진 것이다. 장제원 의원은 “울고 싶다. 국회가 2개월 이상 파행되어 정국이 유례없이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 전체가 엄숙하고 진지한 마음과 자세로 이 엄중한 상황을 돌파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정말 힘 빠지고 속상한 하루”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도 황교안 대표가 “언론이 좌파에 장악되어 있어 우리가 좋은 메시지를 내놓아도 하나도 보도가 안 된다”고 언론 탓을 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아들 스펙 발언과 외국인 노동자 임금 발언 등 직접 구설수에 휘말린 당대표가 언론에 대한 색깔공세를 퍼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외협력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실제 우리 당이 하고 있는 것, 가는 방향들이 국민과 시민사회에 잘 안 알려지는 부분이 매우 많다”며 “실수하면 크게 보도가 된다. 우리 당이 하는 일은 다 잘못하는 것이고, 국민들에게 좋지 못하게 비칠 수 있는 이런 모습들이 많이 노출되고,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들은 보도가 전혀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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