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쪽 선택하지 않기를 바래"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G20 정상회의 계기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G20 정상회의 계기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잘 해결되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정상회담은 약 40분 정도 진행됐으며 동시통역이었기 때문에 양 정상은 상당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화웨이나 5G 기술 등 구체적인 현안까지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고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게 있어 1, 2위 교역국으로 모두 중요하다.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기를 바란다”며 “원만히 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시진핑 주석이 미중 무역분쟁 사안에서 우리 측의 지지를 촉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진핑 주석이 ‘사드’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기본적으로 사드는 북한 핵무기를 방어하기 위한 안보현안에 해당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비관세 장벽 등 보복조치로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문제와도 얽히게 됐다. 시 주석의 발언을 단순히 ‘안보’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사드’를 지렛대 삼아 우리를 압박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사드는 비핵화가 풀려야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만 답했다고 한다. 사드문제를 안보에 국한해 경제현안과 분리하려는 문 대통령의 뜻으로 읽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중 FTA 등 경제현안과 관련해 “양국 간 경제협력에 제도적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기회인만큼 지속적 협력을 기대한다”며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큰 나라인 만큼 다자주의, 개방주의 무역체제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인 미중 정상회담은 오는 29일 개최된다. 회담 결과에 따라 우리는 물론이고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미중 정상이 협상타결에 의지가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