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는 취임 1년을 앞두고 “최우선 가치는 언제나 공정이었다”면서 “규칙을 어겨 이익을 볼 수 없고, 규칙을 지켜서 손해보지 않는다는 믿음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취임 1년을 앞두고 “최우선 가치는 언제나 공정이었다”면서 “규칙을 어겨 이익을 볼 수 없고, 규칙을 지켜서 손해보지 않는다는 믿음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건 민선 7기 경기도정의 슬로건은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이다. “세상이 공정해지면 삶이 바뀌고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하지만 지난 1년여 동안 재판으로 인해 실력 발휘를 잘하지 못했다. 이재명 지사가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경기도정에 몰입하지 못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취임 1년, 지난 시간 돌아보니… 

이재명 지사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1심 재판부는 이재명 지사의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모두 무죄로 선고했다. 선고 직후 이재명 지사는 “도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큰 성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선고 다음날 도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데 주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도정 성과는 도민과의 약속인 동시에 경쟁력을 갖춘 대권주자로 재평가될 수 있는 기회라는데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실제 이재명 지사는 재판 과정에서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무죄 선고로 잠재적 대권주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했다. 관건은 도정 성과다. 실무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입증하는데 성공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그는 27일 취임 1년을 돌아보는 기자회견에서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인생이기 때문에 나쁜 환경이라는 것도 꼭 나쁘지만은 않다.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은 주어진 환경을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 나가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는 게 이재명 지사의 생각이다.

이재명 지사의 실력 발휘는 이제부터다. 지난 1년을 “공정의 씨앗을 뿌린 시간”이라고 규정한 그는 앞으로 공정성장과 미래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특히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반도체, 바이오, AI 데이터 융합 분야의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의 활동 범위 확대, 생계형 체납자 구제, 청년 기본소득, 경기북부 지역균형발전 관련 정책, 장기공공임대주택 20만호 추진 등을 성과로 꼽았다.

이재명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재판을 받았던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의 지지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뉴시스
이재명 지사가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자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 뉴시스

관전 포인트는 징크스다. 경기지사는 차기 대선주자에 오르는 발판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결과는 매번 기대에 못 미쳤다. 취임 전 유력 대선후보로 평가되던 이인제·손학규·김문수·남경필 전 지사가 공교롭게도 임기 말, 또는 임기 종료 후에는 대선가도에서 멀어졌던 것. 때문에 일부 정치권에선 경기지사가 대선주자의 ‘무덤’이라고 불렀다. 이재명 지사 역시 취임 전부터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재명 지사는 “무덤이란 표현을 안했으면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취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도 “무덤이 아니라 삶의 터전으로, 일터로 생각하고 총력을 다 해서 도민들에게 ‘정말 잘했다, 여기서 일 그만두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직 경기지사들이 겪은 징크스에서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이재명 지사는 무죄 선고 이후 이달 4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10.1%의 지지율을 얻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린 데다 한 달 새 2,9%p 지지율이 상승해 이목을 끌었다.

해당 조사는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조사 결과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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